3월부터 조업 중단...위판량 전년 대비 90% 감소
음식점도 구하지 못해 영업 곤란
“멜(멸치)이 나오지 않아 지난 2월부터 집에서 쉬고 있습니다.”
서귀포시 대정읍에서 ‘멜(멸치)’ 중도매업을 하는 문모씨(62)의 말처럼 올해 들어 제주 연안에서 멜이 자취를 감췄다.
어민들은 지난 2월 반짝 잡힌 이후 이달 들어서는 한 마리도 나오지 않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기용 모슬포어선주협회장은 18일 “지난해 이맘때에는 어창에 멜이 가득 찼는데 올해에는 아예 자취를 감추면서 3월부터 조업을 나가는 배가 한 척도 없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갈치나 옥돔, 조기 등 다른 어종들은 수온, 조류 등의 영향에 따라 조업 물량을 어느정도 예측할 수 있는데 멜은 어느 해에는 어창이 터질 정도로 잘 잡히다 이듬해에는 아예 잡히지 않는 등 예측이 어렵다”고 말했다.
중도매업자인 문씨도 “멜 조업도 밭작물처럼 해거리 현상이 5년 주기로 반복되고 있는데 뚜렷한 원인을 알 수 없어 어민들이나 중도매인들이 답답해하고 있다”고 했다.
‘멜’이 잡히지 않으면서 전문 음식점에서도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주시내 한 ‘멜’ 전문 음식점 관계자는 “멜이 귀해 음식에 들어가는 멜 양을 지난해보다 줄였다. 단골 손님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들어 1월부터 3월까지 모슬포수협에서 위판된 ‘멜’ 물량은 413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273t 대비 1860t(82%) 줄었다.
올해 1~3월 성산포수협에서 위판된 ‘멜’도 22.9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73.5t 대비 550.6t(96%) 감소했다.
강정욱 모슬포수협 조합장은 “멜이 자취를 감추며 귀해졌다. 수온변화 때문이라는 말도 있는데 정확한 원인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오는 20일부터 자리돔 조업이 시작되면 모슬포항 일대가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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