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는 배추·고추·마늘과 함께 우리나라 4대 채소 중 하나로 한국인들이 가장 즐겨 먹는 채소 중 하나다.
찬바람이 불 때 더 맛있는 채소인 무는 기온이 내려갈수록 시원하고 달콤한 맛이 진해지는 것은 물론 영양도 풍부해져 예부터 ‘동삼(冬參)’이라 불렸다.
무는 특유의 향과 더불어 시원한 단맛이 일품인데 열량도 적고 섬유소가 많아 현대인의 건강에 매우 이롭다.
무는 김치나 깍두기로 많이 먹었고 무말랭이나 단무지까지 그 이용이 매우 다양하다.
제철을 맞은 제주 월동무는 맛은 물론이고 영양까지 풍부해 건강을 챙기기에 제격이다.
▲우리 삶속의 무
무는 쌍떡잎식물 양귀비목 십자화과의 한해살이 또는 두해살이 풀이다. 원산지는 지중해 연안, 중앙아시아, 중국, 인도, 서남아시아다. 우리나라에는 불교의 전래와 함께 삼국시대부터 재배된 것으로 추정된다. 고려시대부터 중요한 채소로 취급된 기록이 있다.
무는 예부터 겨울을 날 수 있게 도와주는 귀한 먹거리였다. 추운 겨울철에도 재배할 수 있고 건조 후 무말랭이로 보관해도 영양분이 거의 손실되지 않는다. 또 푸른 무청을 말린 시래기는 채소를 먹기가 어려운 겨울철에 모자라기 쉬운 비타민과 무기질, 식이섬유 등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해 줬다.
특히 ‘겨울에 무, 여름에 생강을 먹으면 의사를 볼 필요가 없다’, ‘겨울 무 먹고 트림을 하지 않으면 인삼 먹은 것보다 효과가 있다’ 등 월동무를 예찬하는 속담도 많다.
메밀가루 반죽에 무로 만든 소를 넣어 만든 빙떡.
▲제주 월동무
제주 월동무는 국민의 밥상을 책임지고 있다. 또 월동무는 제주 농작물 중 감귤에 이어 제2의 소득작물로 제주 1차 산업의 든든한 기반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제주 월동무는 전국 무 생산량의 30%가량을 차지한다.
제주 월동무 재배 농가는 2100여 곳(2020년 기준)으로 도내 전체 물량의 45%가 서귀포시 성산읍 지역에서 생산된다.
12월부터 2월까지 성산읍 평균 기온은 6℃로 농작물이 노지에서 동해 피해 없이 자랄 수 있는 최적의 기온이 유지된다.
성산 월동무는 8월 하순부터 9월 중순까지 파종해 11월 중순부터 4월 초까지 수확한다. 한겨울에도 잘 자라고 무에 바람이 잘 들지 않는 품종을 개발, 비옥한 화산토지에서 재배하고 있다.
성산 월동무는 당도가 뛰어나고 육질도 아삭아삭해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특히 성산 월동무는 지하 암반수를 이용해 세척돼 출하되고 있다.
▲무의 효능
무는 한국인의 체질에 잘 맞을 뿐만 아니라 우리 몸을 해독해 면역력을 높이는 아주 귀중한 채소다.
무의 열량은 100g당 13㎉에 불과하다. 특히 무 100g당 비타민C가 20∼25㎎이나 함유돼 있다. 무에는 수분 약 94%, 단백질 1.1%, 지방 0.1%, 탄수화물 4.2%, 섬유질 0.7%가 들어 있다.
각종 미네랄 섬유소가 많아 면역력 강화에도 좋다. 칼슘과 칼륨 같은 무기질도 풍부하다.
무의 뿌리에 있는 디아스타아제는 효소는 소화를 촉진시킨다. 무는 열을 내리게 하고 변도 잘 나오게 하는 효과도 있다.
피부 미용과 감기 예방에 좋고 뼈를 튼튼하게 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무의 독특한 맛과 향을 나타내는 글루코시놀레이트는 항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에는 독을 제거하는 효능이 있어 식중독 예방에 효과적이다.
무를 삶을 물을 마시면 기침이나 인후통 증세 호전에 도움을 준다.
무는 알칼리성이기 때문에 산성을 중화시킨다. 생선회나 구이에 무를 넣어 먹는 이유다. 우리 조상들은 쇠고깃국이나 생선조림에 무를 넣어 먹었다.
씨앗은 ‘나복자’라고 해서 한약재로 이용한다.
▲다양한 요리법
무는 우리 밥상에 자주 등장하는 아주 친숙한 채소다.
무로 만든 요리 하면 김치, 깍두기, 생채, 말린 무를 이용한 무말랭이 등 떠오른다.
생선을 지지거나 조릴 때 무 한 토막 함께 넣으면 생선보다 더 맛있는 조연이 바로 무다.
생선회를 먹을 때 무채 위에 회를 얹어 놓기도 한다.
새콤달콤한 치킨무는 국민 간식으로 사랑받고 있는 치킨과 환상의 조합을 이룬다. 또 자장면과 단무지는 찰떡궁합이다.
무는 소고기무국과 무굴국, 무굴밥, 닭가슴살무쌈, 무달걀조림, 무주스, 무샐러드 등 다양한 음식에 활용되고 있다.
오래지 않은 과거에는 주로 무를 절여서 김치로 먹었다. 월동무로 담그는 동치미를 김치의 원형이라 여기는 이유이기도 하다. 동치미는 시원하게 국수를 말아먹어도 별미다. 동치미는 떡이나 찐 고구마 등에 곁들이면 먹기도 좋고 소화까지 돕는다.
이와 함께 무는 국물을 시원하게 하는 최고의 육수 재료로 사랑받고 있다.
특히 메밀과 월동무로 만든 빙떡은 제주의 별미음식이다. 한 번 맛을 들이면 자주 찾게 되는 웰빙음식 중 하나다.
빙떡은 메밀가루를 얇게 반죽하고 무로 만든 소를 넣어 부친 전병이다. 빙떡은 떡 병(餠)이 빙으로 변해 빙떡이 됐다고도 하고 메밀반죽을 국자로 빙빙 돌리면서 부친다고 해서, 또는 빙빙 말아서 먹는다고 해서 빙떡이라고 불린다는 등 그 이름의 유래가 다양하다.
소는 투박하게 채 썰어 데친 무에 참기름, 소금, 깨 등을 넣고 양념한 것을 사용한다. 처음에는 심심하지만 씹을수록 깔끔하고 고소한 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빙떡을 맛있게 먹는 방법이 있다. 제주 특산물인 옥돔구이와 함께 먹는 것이다. 짭짤한 옥돔구이를 심심한 빙떡과 곁들여 먹으면 오묘한 조화를 이룬다.
무를 삶아내 여러 가지 색의 설탕이나 조청 등에 투명하고 윤기나게 조려 다양한 모양으로 만든 한과인 무정과도 있다. 무정과는 무를 조청에 넣어 12시간 조리고 건조하는 작업을 3차례 반복하는 정성이 들어간다. 무정과는 달지 않으면서도 쫀득한 식감이 특징이다. 맛도 맛이지만 소화에도 좋고 비타민C도 풍부하다.
무는 모양이 곧고 잔뿌리가 없으며 표면이 하얗고 매끄러운 것이 좋다. 들었을 때 묵직하고 살짝 눌렀을 때 단단함이 느껴져야 한다.
무는 부위에 따라 활용을 달리하면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출처 : 제주일보(http://www.je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