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항고에 4.3재심절차 제동...유족회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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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주일보 2022. 3. 13.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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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특별법 전면 개정 이후 순조롭게 진행되던 4·3희생자들에 대한 재심 절차가 검찰의 항고로 제동이 걸렸다.

제주지방검찰청은 지난 3일 제주지방법원에서 재심 개시 결정을 내린 4·3수형인 중 일반재판 피해자 14명에 대해 항고를 제기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들은 4·3당시 국가보안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일반재판을 받고 교도소에 복역하다 사망하거나 행방불명된 희생자들로 유족들이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가 지난해 12월 30일 제주지법 앞에서 일반재판 수형인으로 사망·행방불명된 13명에 대한 재심청구에 앞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모습.

4·3희생자에 대한 재심 결정이 된 사례에 검찰이 항고를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이들 4·3희생자 14명에 대한 재심 개시 여부는 광주고등법원에서 다시 검토하게 됐다.

검찰은 법원이 개정된 제주4·3특별법의 법리를 오해해 재심 개시 판단에 필요한 규정(형사소송법)을 적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항고 사유를 밝혔다.

검찰은 “이번 재심 개시 결정은 앞서 이뤄진 4·3수형인 재심 절차(405명)와는 다르게 심리 기일이 지정되지 않았고 사건 관계인의 의견을 청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희생자에 대한 심사 자료가 없는 상태에서 재심 결정이 이뤄졌기 때문에 재심 심리 과정에서 법령상 필요한 절차를 충실히 갖춰 재심의 절차적 완결성과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항고했다”고 덧붙였다.

검찰의 이번 항고에 대해 제주4·3희생자유족회는 성명을 내고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4·3유족회는 “검찰은 희생자에 대한 심사 자료가 없는 상태에서 재심 개시 결정이 이뤄졌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지만 이는 4·3특별법의 취지와는 전혀 맞지 않는 견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재심심판부에서 재심 청구와 관련해 지난해 12월 30일 검찰에 의견요청서를 보냈지만 검찰에서는 재심 개시 결정이 이뤄질 때까지 아무런 의견을 회신하지 않고 희생자 심사자료를 관련 기관에 요청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4·3특별법에 의해 희생자로 결정된 분들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희생자로 결정된 것인데 이제 와서 그 희생자 심사자료를 확인하겠다고 하는 것은 도무지 납득하기 어려운 처사”라며 “검찰의 논리대로라면 그 희생자 결정을 되돌리자는 이야기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