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자연석 훔치려다 떨어뜨려 ‘쿵’…날 밝아오자 후다닥 도망

자치경찰, 70대 A씨 구속·5대 B씨 입건

한라산국립공원에서 4톤 규모의 자연석을 무단으로 캐내 절취하려던 70대 등 2명이 자치경찰에 붙잡혔다.

 

A씨 등이 절취하려던 자연석.

 

제주특별자치도 자치경찰단은 70대 A씨를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50대 B씨를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고 5일 밝혔다. 

자치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7월 22일 오후 한라산국립공원 내 4톤 규모의 자연석 1점을 무단으로 캐낸 혐의를 받고 있다. 

자치경찰 조사 결과 A씨는 한라산국립공원 계곡의 자연석을 절취하기 위해 전기톱 등으로 주변 자생 입목을 절단해 차량 진입로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이후 B씨를 범행 장소로 불러 자연석을 절취하기로 공모하고, 역할을 분담해 권양기, 도르래, 로프 등 장비를 동원, 다음날 새벽까지 4톤 규모의 자연석 1점을 캐냈다. 

이들은 절취한 자연석을 차량으로 운반하던 중 떨어뜨리게 됐고, 날이 밝아오자 발각을 우려해 자연석을 그대로 둔 채 현장을 벗어났다. 

A씨는 자연석을 절취해 되팔 목적으로 범행을 저질렀으며, 범행이 발각되지 않기 위해 폐쇄회로(CC)TV가 없는 숲길을 이용하고, 야간시간대 범행하는 등 치밀히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치경찰은 범행 장소로 진입 가능한 주요 도로에 설치된 CCTV와 자동차량인식장치(AVI)를 통해 범행 추정 시간대 통과 차량 5200여 대를 분석했고, 1600여 건의 통화내역과 통화기지국 대조, 타이어 윤적 감식 등 과학수사를 통해 피의자들을 검거했다고 설명했다. 

이순호 자치경찰단 서귀포지역경찰대장은 “개인 이익을 위해 제주 환경자원을 사유화하려는 행위는 엄중한 범죄”라며 “앞으로도 환경자원 절취 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진유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