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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들불축제 방향 이견 ..."어느 장단에 춤춰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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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주일보 2024. 8. 27.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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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불 없는 축제 결정했지만 최근 주민청구 조례 발의
애월읍 주민 1283명 조례 청구 "들불축제 중단 없이 개최해야"

 

제주들불축제의 오름 불놓기 개최 여부가 재 점화된 가운데 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제주시가 지난 6월 기본계획을 통해 내년에 선보일 빛과 파사드미디어를 이용한 가상의 들불축제 모습.

 

26일 제주도의회에 따르면 이상봉 의장이 발의로 ‘제주도 정월대보름 들불축제 지원에 관한 조례안’이 다음 달 2일부터 열리는 431회 임시회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이 조례안은 제주시 애월읍지역 주민 1283명의 서명으로 청구됐다. 2022년부터 시행 중인 ‘주민조례발안에 관한 조례’(이하 주민조례)는 18세 이상 주민총수의 550분의 1이상 서명을 하면 주민이 직접 조례를 제정·개정·폐지 청구를 할 수 있다.

조례안에는 1997년부터 시행해 온 정월대보름 들불축제 콘텐츠를 중단 없이 개최해 세시풍속 재현과 전통 농축문화 계승과 발전을 도모한다는 내용과 제주도지사가 축제를 지원하도록 명시했다.

또 개최 일정은 전국 산불경보 발령 기간과 겹치지 않게 음력 1월 15일인 정월대보름 전후로 조정했다.

제주시는 지난 6월 오름 불 놓기 대신 빛의 축제로 전환하는 들불축제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오름 불 놓기를 취소한 이유는 산불 발생 위험과 탄소 배출로 기후위기 대응에 역행하는 문제가 지적되면서다.

앞서 작년 4월 제주녹색당은 들불축제의 존폐 여부를 ‘제주도 숙의민주주의 주민참여 조례’로 결정하자며 도민 749명의 서명이 담긴 서명 명부를 제출했고, 제주시는 원탁회의 등을 거쳐 불 놓기를 전면 취소했다.

제주시 관계자는 “주민들의 서명으로 청구된 조례안에 따라 도민 참여단회의, 원탁회의, 시민기획단 운영으로 들불축제 불 놓기를 전면 취소했는데, 이번에는 불 놓기를 해야 한다는 조례가 청구되면서 들불축제의 방향성에 대해 쉽게 결론을 내리기 어렵게 됐다”고 밝혔다.

제주시는 주민 청구 조례로 오름 불 놓기 취소를 결정했지만, 애월읍지역 주민들의 서명으로 오름 불 놓기를 살려야 한다는 조례안이 발의되면서 제주도와 재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만에 하나 해당 조례안이 본회의를 통과해 이송되면 제주시는 도와 협의를 거쳐 다시 심의를 요청하는 재의 요구 여부도 검토 중이다.

제주들불축제는 봄이 오기 전 해충을 없애기 위해 들판에 불을 놓았던 제주 고유의 풍습인 방애(放火)를 기본 테마로 1997년 처음 열렸다.

새별오름 남쪽 경사면 7만6000㎡(축구장 8개 면적)를 태우는 것이 축제의 하이라이트다.

2022년 봄에는 강원·경북 산불로 이재민이 나오면서 취소됐고, 지난해는 산불 경보단계가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되면서 오름에 불을 놓지 못했다.

 

좌동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