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24억 투입해 국가유산 방문의 해 사업 추진
10월 11~22일까지 거문오름용암동굴계 등서 펼쳐져
불의 숲길 걷는 프로그램-별빛산행 야간 투어 등 다채
제주특별자치도는 올해부터 내년까지 24억원을 투입해 전국에서 처음 시행하는 ‘국가유산 방문의 해’ 사업을 추진한다.
이 사업은 문화재가 국가유산 체제로 전면 개정되면서 기존 보존·규제 중심의 유산 관리 패러다임이 활용 중심으로 전환됨에 따라 유산 활용 사업에 새로운 변화를 주기 위한 것이다.
올해 5월 국가유산기본법 시행으로 문화재는 국가유산으로, 문화재청은 국가유산청으로 각각 명칭이 바뀌고 유·무형 유산에 대한 분류도 대대적인 조정이 이뤄진다.
올해 전국을 대상으로 한 아이디어 공모전 등을 통해 제주신화와 전설, 국가유산을 잇는 스토리형 콘텐츠를 발굴한다.
새로 발굴한 국가유산 여행 코스 및 콘텐츠를 올해 10월 개최하는 ‘국가유산 방문의 해 선포식 및 활용 한마당’에서 시범적으로 선보인 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한다. 이 선포식은 세계유산축전, 거문오름국제트레킹, 포럼 등과 연계해 진행할 예정이다.
섬 전체가 다양한 국가유산의 보고인 제주가 전국 최초로 시범사업에 선정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화산박물관’이라고 불릴 만큼 다양하고 독특한 화산지형을 자랑하는 제주 땅 위에는 크고 작은 360여 개의 오름이 있고, 땅 아래에는 160여 개의 용암동굴이 있다.
▲세계유산축전 제주-발견의 기쁨
제주는 2002년 12월 생물다양성 보전 중요성을 인정받아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됐고, 2007년 7월 제주 섬이 품고 있는 비경의 경관적 가치가 탁월해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다. 2010년 10월 화산섬의 지질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제주는 유네스코(UNESCO)가 인증한 자연과학분야 3관왕이다.
자연이 만들어 낸 경이롭고 신비로운 제주와의 의미 있는 만남은 어느덧 5번째이다. 2020년부터 국가유산청과 국가유산진흥원은 매년 이 가치를 알리기 위한 축전을 개최해 왔다.
세계유산축전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국내 세계유산의 가치와 의미를 내·외국인들에게 알리고자 추진하는 사업이다.
올해 세계유산축전 제주의 주제는 ‘발견의 기쁨’이다.
‘2024 세계유산축전-제주화산섬과 용암동굴’은 오는 10월 11일부터 22일까지 거문오름용암동굴계, 성산일출봉 응회구,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세계자연유산마을, 세계자연유산센터 등에서 펼쳐진다.
이번 축전은 세계유산이 갖는 제주의 특별한 매력을 국내외로 널리 알리고, 참여 세대를 확장하며 세계자연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와 학술적, 문화적 의미를 전한다.
지난 5년 간의 축전을 통해 지역주민뿐만 아니라 도민들 스스로가 자연유산을 보호하고 보존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졌다고 세계유산축전 관계자는 말한다.
올해 10월, 워킹투어, 체험, 공연, 전시, 포럼 등 세계유산의 가치를 확산하고, 향유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제주의 숨은 매력을 발견해보는 것은 어떨까.
▲세계자연유산 제주, 한눈에 톧아보기
“제주도에 살아도 이런 곳은 처음 봅니다. 정말 멋지네요.”
지난 4차례에 걸친 세계유산축전은 제주의 세계자연유산을 보존하고 사람들의 인식 개선에 큰 역할을 했다.
2024 세계유산축전 제주는 자연유산의 ‘보존’과 ‘향유’의 균형을 맞춰 자연유산의 가치를 확산하고 향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주요 프로그램 중 하나인 ‘불의 숨길, 만 년의 시간을 걷다’ 워킹투어는 거문오름 내 분화구에서 출발해 월정리 해안에 이르는 코스(거문오름→웃산전굴 입구→만장굴2 입구→월정리)로 진행된다.
거문오름 분화구에서 용암이 분출되기 시작한 ‘시원의 길’, 용암이 흐르며 만들어 낸 거대협곡 ‘용암의 길’, 용암이 굳어가며 생성된 ‘동굴의 길’, 용암이 바다로 뻗어가며 탄생한 ‘돌과 새생명의 길’을 각각 탐험한다.
동굴 전문가와 함께하는 이색적인 동굴 탐험으로 일반인들에게 공개되지 않은 벵뒤굴+김녕굴 연계 특별탐험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또 세계자연유산마을 7곳의 자연, 역사, 문화 등 지역 특성을 살린 ‘유산마을 나들이’는 유산마을의 과거와 현재를 느낄 수 있으며, 그 땅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좋은 기회이다.
올해 처음 선보이는 ‘별빛산행 야간투어’은 2회(12·19일)에 걸쳐 진행된다. 성판악을 출발해 일출을 보고 내려오는 코스로 1일 최대 250명이 참여할 수 있다.
‘워킹투어’, ‘특별탐험’, ‘별빛산행 야간투어’, ‘유산마을 나들이’ 등 4개 프로그램은 축전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예약으로 진행된다.
올해는 세계유산 전국 청소년 스피치대회, 마음챙김 페스티벌, 세계유산 수호다짐 캠페인, 글로벌 리더스 포럼 등의 프로그램도 새롭게 만나볼 수 있다.
이외에도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 야외광장에서 생태미술 등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과 공연이 펼쳐진다.
행사 공식 기념식은 10월 12일 오후 7시다. 올해 개막 기념식은 기존 성산일출봉이 아닌 세계자연유산센터 야외광장에서 열린다.
센터 내부 공간에 좋은 콘텐츠가 가득하므로 꼭 들러 보는 것을 추천한다.
진주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