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제주 소비자물가 지수 1년 전보다 2.3% 올라…전달 대비 상승폭 키워
상추(108.1%), 시금치(73.3%), 오이(67.4%), 배추(23.8%) 등 전달보다 오름세
장마·폭염으로 농산물 가격이 올랐고, 유류세 인하폭 축소로 석유류 가격도 뛰었다.
통계청 제주사무소가 지난 2일 발표한 ‘2024년 7월 제주특별자치도 소비자물가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제주지역 소비자물가지수는 113.99(2020년=100)로 1년 전보다 2.3% 올랐다.
전국 상승률(2.6%)보다는 0.3%포인트(p) 낮다. 하지만 한 달 전(2.0%)과 비교하면 0.3%p 높아졌다.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높아 가격 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44개 품목으로 작성된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2.6% 올랐다.
지난달 과일·채소 등 농산물 물가는 1년 전보다 9.3% 상승했다. 상승폭은 작년 9월(6.6%) 이후 10개월 만에 한자릿수로 내려앉았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배(173.8%), 사과(32.6%), 키위(15.3%), 복숭아(4.6%) 가격이 크게 올랐다. 다만 한 달 전과 비교하면 배를 제외하고 복숭아(-39.9%), 참외(-22.2%), 사과(-6.7%), 수박(-13.6%) 등 대부분 과일가격이 내림세를 보였다.
채소류의 경우 장마와 폭염 등 기상 악화에 따른 수급 불안정으로 단기간 가격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1년 전에 비해 신선채소류 물가는 0.6% 내렸지만, 한 달 전과 비교하면 6.3% 올랐다.
지난달 상추(108.1%), 시금치(73.3%)와 오이(67.4%), 배추(23.8%) 가격은 전달보다 큰 폭으로 올랐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국제유가 상승과 국내 집중호우 같은 일시적 요인 영향으로 물가 상승률이 올랐다”고 분석했다.
기름값도 물가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 조치를 2개월 연장하면서 인하율을 축소한 데다, 국제유가마저 상승세를 타면서 지난달 석유류 가격은 1년 전보다 9% 올랐다.
이는 2022년 10월(15.7%) 이후 21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휘발유(8.2%), 경유(12.9%), 등유(9.8%) 모두 올랐다.
전체 지표물가는 안정적인 흐름이지만, 채소류 중심으로 여름철 먹거리 물가 상승폭이 큰 만큼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는 이보다 훨씬 높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진주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