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제주인, 도내 73개 마을에 298기 총 2474명 공덕비에 기록
어렵게 돈 벌었지만 9533건에 452억6700만원 상당 기부
제주특별자치도는 재일제주인들의 헌신과 기부활동에 보답하기 위해 고향 방문 초청 사업을 추진한다고 23일 밝혔다.
초청 대상은 재일제주인 공덕비에 새겨진 공헌자와 그 후손들이다. 지난해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제주지역 재일제주인 공덕비는 73개 마을에 298기, 총 2474명의 공헌자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공헌자들의 고향 초청은 각 읍·면·동 마을회 또는 주민자치위원회 등 자생단체에서 오는 31일까지 신청하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제주도 누리집 또는 평화사업팀(710-6241)로 문의하면 된다.
선정된 마을 또는 단체에는 최대 2000만원까지 사업비를 지원하며, 보조율은 90%다.
제주인들은 1923년 제주와 일본 오사카 항로에 정기 여객선 군대환(君代丸)이 취항하면서 일본 이주를 시작했다.
이들은 고무공장, 방직공장, 신발제조 등 일본인이 꺼려하는 소위 3D업종에 취업해 종일 고된 노동과 열악한 환경에서 돈을 모았다. 또한 노점에서 장사를 하고 가내수공업을 통해 자수성가했다.
재일제주인들은 제주에 남은 가족을 위해 또는 고향 제주를 위해 어떤 대가도 없이 기부했다.
1963년 재일본제주도민회가 설립된 후 감귤묘목을 꾸준히 기증하면서 제주의 감귤산업 토대를 마련했다. 1970년까지 기증한 감귤묘목은 총 349만 그루에 달했다.
재일제주인들은 타국에서의 차별과 힘든 삶 속에서도 무한한 고향 사랑을 실천해 제주발전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기여했다. 196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이들은 9533건에 452억6700만원 상당을 기부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이들은 학교부지, 학교운영비, 교육기자재, 장학금을 기부하면서 제주교육의 성장과 인재 육성에 기여했다.
또한 마을회관, 경로당, 도로 개설, 전기 가설, 새마을운동 등에도 기금을 내놔 고향마을의 번영에 도움을 줬다.
이들의 고향사랑은 일부 마을에서 공덕비 건립과 기부금 대장을 통해 남아 있어서 공덕을 널리 기리고 있다.
김희찬 제주도 관광교류국장은 “재일제주인 1세대들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고향 마을의 상수도시설과 전기 가설 등으로 제주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며 “1세대의 고령화와 후손의 현지화로 고향과의 교류 단절이 가속화되는 만큼, 공헌자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제주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방문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좌동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