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제주박물관, 16일부터 자품 38점 교체…고려불화 '수월관음도' 등 추가
지난달부터 ‘어느 수집가의 초대-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국립제주박물관 특별전’을 진행하고 있는 국립제주박물관(관장 김동우)은 16일부터 고려불화 ‘수월관음도’를 비롯한 서화 작품 전체인 38점을 전면 교체해 새롭게 선보인다.
작품을 보호하고 다양한 명품을 선보이기 위한 취지다.
국립제주박물관에 따르면 27점에 달하는 병풍, 액자, 족자는 새 작품으로 바꾸어 전시하며, 11점의 화첩과 사경은 펼치는 면을 바꿔 전시한다.
새로운 서화 작품은 전시 제2부 ‘수집가의 몰입’과 제3부 ‘수집가의 성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천수관음보살도’를 대신해 새롭게 선보이는 ‘수월관음도’(14세기 작품)는 고려불화의 섬세한 미감과 깊은 종교적 울림을 전해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늘에 달은 하나이지만 물에 비친 달은 수없이 많은 것처럼 세상 모든 곳에 존재하며 끝없는 자비로 중생을 구원하는 수월관음의 모습을 형상화한 그림이다. ‘수월관음도’ 옆에 비치한 터치 모니터로 적외선으로 본 선명한 밑그림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금가루를 아교물에 개어 8m에 이르는 긴 종이에 쓴 ‘대방광불화엄경’ 권15와 권69는 펼치지 못했던 나머지 부분을 펼쳐 새롭게 전시된다.
이 외에도 남계우(1811~1888)의 부채 그림 ‘나비’, 장승업(1843~1897)의 10폭 병풍 ‘꽃, 새와 짐승’, 조석진(1853~1920)의 액자 대련 ‘물고기의 즐거움’, 채용신(1850~1941)이 그린 것으로 전하는 ‘민영달 초상’도 새롭게 내걸린다.
‘나비’는 채집하고 관찰해서 종류와 암수를 알아볼 수 있도록 세밀하게 그렸던 남계우의 작품으로 제비나비, 호랑나비, 표범나비, 배추흰나비, 붉은점모시나비, 암고운부전나비 여섯 종류를 확인할 수 있는 섬세한 그림이다.
‘꽃, 새와 짐승’은 담채로 단번에 그려낸 잎새와 세밀한 붓질로 채색한 동물이 시각적으로 어우러진 걸작으로 장승업의 거침없는 필력을 느낄 수 있다.
‘물고기의 즐거움’은 조선시대 도화서의 그림 전통을 현대로 이어준 조석진의 작품으로 유유자적한 물고기의 즐거움을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어느 수집가의 초대-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국립제주박물관 특별전’은 오는 8월 18일까지 이어진다. 매주 월요일 휴관.
김문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