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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흘려 농사 지어도 '돈을 벌지 못하는 농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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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주일보 2024. 7. 1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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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림 의원, 작년 제주 농업경영비 4813만원 전국比 44% 높아
전기요금과 기름값, 비룟값, 사룟값, 인건비 등 모든 영농비 인상
필수농자재 지원법 민주당 당론 채택...농가 부담 줄이는데 최선

 

영농자재와 인건비 등 생산비가 크게 오르면서 농민들이 농사를 지어도 돈을 벌지 못하고 있다.

9일 문대림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제주시갑)이 농림부와 한국전력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지역 농가당 농업경영비는 4813만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제주에서 수확한 마늘을 말리고 있는 모습. 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음.

이는 전국 평균(2677만원)에 비해 44%(2136만원)나 높은 수치다.

농업경영비가 많은 이유는 농사용 전기요금 인상은 물론 농약·사료·연료비 등이 타 지역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도내 농가에서 지난해 지출한 평균 광열비(전기료+연료비)는 414만원으로 전국 평균(195만원)의 2.2배에 달했다. 또 비룟값은 306만원으로 전국 평균(182만원)보다 1.7배나 더 들었다.

다만, 제주지역 농가가 작년에 지출한 사룟값은 501만원으로 전국 평균(573만원)보다는 낮았다.

만감류 하우스농가들이 체감하는 난방비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농업용 면세유(등유)는 지난해 7월 리터(ℓ) 당 1098원에서 현재 1156원으로 계속 오르고 있다.

농사용 전기요금은 2022년 1㎾h당 39.5원에서 여섯 차례나 올라 지난해 70.8원으로 무려 79.2%나 치솟았다. 농가에서 한 달 동안 약 3만㎾h를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인상된 전기요금은 67만8000원에 이르고 있다.

인력난 속에 인건비도 매년 오르고 있다. 제주지역 감귤 수확철 1일 인건비는 남자 15만원, 여자 9만5000원에 해마다 인상됐다.

농가의 경영비 부담은 늘고 있는 가운데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지역 농가 소득은 평균 6053만원으로 1년 전(5824만원)보다 3.9% 늘었다.

농가 소득이 사상 처음으로 6000만원을 넘었지만, 부채 규모는 전국 최고로 높았다.

지난해 도내 농가 평균 부채는 9447만원으로 1억원에 근접했고, 전국 평균(4158만원)에 비해 2.2배나 높았다.

농가에서 연 6000만원의 소득을 올려도 영농비 4800만원과 대출 이자 등을 갚고 나면 ‘빈손 농사’나 다름없는 실정이다.

문대림 의원은 “농업용 면세유와 전기요금 인상으로 전력사용이 늘어나는 스마트 첨단 농업 전환이 늦어질 수 있다”며 “농업과 농촌의 위기 극복을 위해 필수농자재를 정부가 지원할 수 있는 법안을 지난달 발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농사용 난방·용수비용과 농자재 가격 상승으로 농가경영이 어려워지고 있는 만큼, 필수농자재 지원법안이 민주당 당론 법안으로 채택될 예정으로, 해당 법안이 조속히 국회를 통과해 농가 경영비를 전폭적으로 지원할 대책을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좌동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