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사업자, 공원사업비 80억원 놓고 '줄다리기' 계속
강동우 교육의원 "오등봉초등학교(가칭) 개교 영향줄 수도"
김완근 시장 후보자 "아파트 분양가 합의 도출에 노력할 것"
제주시 오등봉 도시공원 민간특례사업(공원+아파트 조성)을 놓고 제주시와 사업자 간 공원시설 사업비에 대한 협상이 결렬되면서 오등봉초등학교(가칭) 개교가 늦어질 우려를 낳고 있다.
정실 월정사 인근에 들어서는 오등봉초는 1만6530㎡ 부지에 교실(27학급)·강당·급식소 등이 들어서며 총사업비는 443억원 투입된다.
사업자는 지난해 제주도교육청과의 협약을 통해 토지매입비로 120억원, 건축비로 80억원 등 약 200억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개교 목표는 2028년 3월로 예정됐다.
강동우 교육의원(제주시 동부)는 27일 김완근 제주시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민간특례사업으로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초등학교 필요하다. 하지만, 협상 결렬로 교육청과 사업자 간 학교 용지 기부채납에 따른 부지 소유권 이전 등 제반 사안에 대한 시기가 늦어지고, 2028년 3월 개교 시기도 늦어질 것 같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김 후보자는 “이번 사안의 핵심은 (미분양 사태 속) 아파트 분양가격을 어느 선에서 합의를 볼 것인가에 있다”며 “사업자와 전임 시장과의 협약 내용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제주시민에게 옳은 해결책을 찾아내 최대한 빠른 시일 내 협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사업자인 오등봉아트파크㈜는 최근 아파트(1401세대) 분양가로 3.3㎡당 2608만원, 사업자 수익은 검증 대비 60%를 감액한 600억원, 공원 조성비는 1080억원을 제시했다. 다만, 공원 조성비 세부 항목은 제주시 결정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제주시는 음악당(콘서트홀 1200석+소공연장 300석) 760억원, 토목·조경 등 공원시설 400억원 등 공원사업비 1160억원을 제시했다.
양측은 공원 사업비 80억원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면서 협상이 결렬됐고, 향후 협의는 임기가 종료된 강병삼 시장을 대신해 차기 시장이 맡게 됐다.
사업자는 “제주시가 요구하는 공원조성비 1160억원에 맞추려면 분양가는 3.3㎡당 2628만원으로, 입주 예정자들이 고분양가로 생각하는 평당 2600만원을 넘어서게 된다. 이 경우 33평형 아파트가 9억원이 넘어 미분양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제주시는 지난 4월 사업자가 강병삼 시장과 도시계획과장, 도시공원민간특례TF팀장 등 3명에게 총 120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등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가기 위해 ‘압박’을 하면서 공원사업비는 당초 협약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음악당을 비롯해 공원시설은 시민에게 돌려주기 공익사업이어서 공사비 삭감은 어렵다. 사업자는 현직 공무원을 대상으로 100억원대 손배 소송까지 제기해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사업자는 “이번 사업은 민·관이 공동으로 참여하는데, 행정은 협의만 하면 되지 일방적으로 결정해서 통보하면 안 된다. 특히, 공원사업비 증액은 결국, 도민(입주자)들에게 부담(분양가 인상)을 떠넘기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업 협약은 2020년 12월 체결됐다. 당시 협약에 따른 총사업비는 8161억원이다. 이중 토지보상비는 1532억원이다. 민간사업자의 보장 수익률은 8.91%다.
사업자 측은 지난 4년 간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 등으로 부동산 가격과 공사비가 오르면서 총사업비를 1조2000억원으로 추산했다.
토지보상비는 1532억원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지급액은 2400억원이 넘었다.
좌동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