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적 한계 극복...전국해녀협회 설립 발기인대회 제주에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 등재에도 'K브랜드' 육성에는 손 놔
道 "국가적인 관심 높이고, 국비 지원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
지속 가능한 해녀문화를 전승 보전하기 위해 전국해녀협회가 설립된다.
제주 해녀는 2016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에 이어 지난해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됐다. 하지만, 해녀의 감소세와 고령화로 향후 20년 후 명맥이 끊길 상황에 놓였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출향 해녀를 포함해 전국 1만여 명의 해녀를 아우르는 전국해녀협회 설립을 위한 발기인대회가 오는 26~27일 제주에서 열린다고 24일 밝혔다.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창립하는 전국해녀협회는 제주·경남·경북·부산·강원·전남·충남·울산 등 8개 연안 시·도에 있는 1만 여 명의 해녀들이 가입할 예정이다.
앞서 8개 시·도 해녀 대표 20여 명은 발기인대회와 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오는 9월 열리는 ‘제17회 제주해녀축제’에서 전국해녀협회를 창립한다.
제주 해녀는 우리나라에서 19번째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지만, 정부는 ‘제주’에만 있는 문화유산으로 지역에 국한돼 있다는 이유로 국비 지원에 난색을 표명했다.
이로 인해 해녀는 대한민국 브랜드 가치를 활용하는 ‘K 브랜드’ 지원 사업에도 포함되지 않는 등 국가 차원의 정책에서 소외됐었다.
전국해녀협회가 설립되면 지방자치단체별로 제각각인 해녀 보존과 지원 정책이 정비되고, 국가 차원의 해녀 지원 정책이 수립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말 현재 현직 기준 전국 해녀 수를 보면 제주가 2839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제주 출신 출향 해녀 인원은 경남 328명, 부산 271명, 충남 104명, 전남 77명, 울산 30명, 경북 25명 등이다.
이처럼 출향 해녀를 포함해 8개 시·도에 해녀들이 있지만, 전국의 해녀를 아우르는 단체는 없어서 국비 지원이 아닌 지방비로 지원에 머물렀다.
실례로 제주도는 전액 도비로 해녀들의 진료비 지원과 수당을 지급해 왔다.
진료비는 전·현직 해녀 8119명에 대해 본인 부담금을 지원하는 것으로, 지난해 74억1400만원에서 올해 82억7300만원이 책정됐다.
해녀 수당은 70세 이상에게 월 30만원을, 은퇴 해녀에게는 월 50만원을 지급한다. 고령 해녀와 은퇴 해녀에게 지급되는 수당은 지난해 17억900만원에서 올해 34억800만원이 편성됐다.
도는 물질 작업 중 고령 해녀들의 안전사고가 급증함에 따라 해녀들의 건강과 사고 예방을 위해 작년 7월부터 은퇴 해녀 기준을 만 80세에서 75세로 완화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여성들의 나잠(맨몸으로 잠수해 해산물을 잡는 일) 어업은 전 세계에서 보기드믄 독특한 유산임에도 해녀 고령화와 힘들 물질 작업으로 인원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국가의 지원 정책은 부족했다”며 “전국해녀협회 설립을 계기로 해녀에 대한 국가적인 관심을 높이고, 국비 지원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말 기준 도내 현직 해녀 2839명의 나이를 보면 30세 미만 6명(0.2%), 30대 27명(0.95%), 40대 66명(2.3%), 50대 175명(6%), 60대 854명(30%), 70대 1232명(43%), 80대 이상 479명(16.9%)이다.
70세 이상이 60.3%, 60세 이상이 90.3%로 해녀 고령화가 심각한 상황이다. 제주 해녀의 소득은 연간 1인당 579만원에 머물고 있다.
좌동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