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나무 그루당 암꽃 2022년 평균 120개
작년 평균 8.1개, 올해도 평균 14개로 급감
해거리 불규칙에 지역별·고도별 차이도 영향
한라산 구상나무 분포 면적이 갈수록 감소하는 가운데, 구상나무 암꽃 개화량이 지난해 이어 올해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는 한라산 구상나무 자생지 면적 감소와 쇠퇴 현상 연구를 위해 최근 3년간 구상나무 암꽃 개화상황을 조사하고, 그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세계유산본부에 따르면 구상나무 그루당 암꽃이 2022년 평균 120개에서 지난해 평균 8.1개, 올해도 평균 14개로 크게 줄었다.
지역별로는 왕관릉이 그루당 평균 85.5개로 가장 많았고, 이어 윗세오름 62.5개, 영실 38.9개, 백록샘 37.7개, 성판악 8.2개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세계유산본부는 암꽃이 2022년 평균 120개에서 지난해 8.1개로 급감해 ‘해거리’ 현상이 뚜렷이 나타났지만, 올해도 회복세가 더딘 것으로 보아 해거리가 규칙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지역별, 고도별 차이도 암꽃 개화에 영향을 주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개화하지 않은 구상나무 비율은 2022년 25%, 지난해 52%, 올해 39%로 조사됐다. 생육 불량과 수세 약화 등이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더욱이 세계유산본부는 지난달 초 개화시기 한라산 일대 강한 바람과 폭우로 암꽃 피해가 관찰돼 이후 건전열매로 생장하는 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희찬 세계유산본부장은 “구상나무 쇠퇴와 고사 원인 규명을 위한 다양한 분야의 종합적인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며 “특히 개화량과 구과 결실 등에 대한 연구는 자생지 내외 보전을 위한 중요한 자료가 되는 만큼 지속적으로 추진해 보전 전략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유산본부는 한라산 영실, 성판악, 왕관릉, 방애오름, 윗세오름, 백록샘, 큰두레왓 등 7개 지역(10개소)에 식생·환경 변화 조사를 위한 고정 조사구를 설치하고, 구상나무 100그루를 조사목으로 선정해 매년 개화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진유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