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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제주4.3희생자 추념비 건립 추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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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주일보 2024. 5. 7.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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在美 4.3사업회.유족회, 최근 추념회에서 건립 서명 운동
"과거 성찰과 인권 옹호, 세계 평화를 바라는 마음 담을 것"

 

미국에 제주4·3희생자 추념비 건립이 추진되면서 귀추가 주목된다.

재미 제주4·3기념사업회·유족회(회장 양수연)는 지난달 27일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한인교회(담임목사 이영길)에서 76주년 4·3희생자 미주 추념회를 열었다.

주한미군사령관 하지 중장(왼쪽)이 브라운 대령(오른쪽)과 악수하고 있다. 브라운 대령은 제주4·3사건이 한창이던 1948년 5월 제주도 최고 지휘관으로 파견됐다. 제주4.3평화재단 제공

 

이번 행사는 2022년 하버드대학, 지난해 터프츠대학에 이어 미국에서 세 번째로 열린 추념회다. 그동안 4·3의 진상규명을 위한 포럼에서 벗어나 추념비 건립을 목표를 위해 마련됐다.

제주시 일도1동 출신으로 제주여고(39회)와 덕성여대를 졸업, 보스턴시 한인회보 기자에 이어 ‘보스턴 캡’(Boston KAP·보스턴 한인연합신문)을 창간한 양수연 회장은 “제주4·3은 세계 냉전의 시작을 알린 사건이며, 2차 세계대전 이후 아시아에서 발생한 최초의 대량 학살 사건”이라며 “4·3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면서 미국에 사는 우리들은 4·3을 배우고 행동해야 한다”며 추념비 건립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보스턴의 홀로코스트 기념관과 베를린의 유대인 추모비가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것처럼, 4·3추념비는 과거를 돌아보고, 미국과 한국의 동맹 강화와 인권 옹호, 세계 평화를 바라는 마음을 담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회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미국 주요 도시에 추념비 건립을 위한 서명을 받았다.

미국 내 두 번째 한인교회로 창립한 보스턴 한인교회 이영길 목사는 “유신정권 때 군사 독재에 저항하며 학생회를 이끌었지만, 당시 제주4·3은 알지 못했다”며 “마땅히 알아야 할 우리의 역사인 제주4·3의 비극에 알권리를 박탈당한 사람들 모두가 간접적 피해자”라며 추모비 건립에 뜻을 같이했다.

이성윤 우드로윌슨센터 선임연구원은 “미국 의회가 중국 ‘의회단의 난’으로 받은 배상금 2500만 달러의 절반 가량인 1400만 달러를 중국 학생을 위한 교육펀드를 조성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선례에 따라 미국에서 유학을 원하는 제주4·3희생자 가족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법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행사에서 미국 동부 최대 한국학교인 뉴잉글랜드 한국학교 남일 교장이 제주4·3인권상을 수상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김창범 제주4·3유족회장 등은 추념사를 보냈다.

재미 4·3기념사업회·유족회는 제주4·3의 완전 해결을 위해 미국 정부를 상대로 캠페인과 학술회의 등 다양한 캠페인을 펼치기 위해 2021년 7월 출범했다.

미국 전역에 흩어져 있는 제주 출신 4·3희생자 유족 및 후손을 발굴해왔으며, 4·3학술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월든코리아와 연계해 후대 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한편, 출범 당시 미국 내 제주 출신 4·3유족은 104명이며, 이들은 4·3의 세계화를 위해 미국 주요 도시에 4·3추념비를 건립하는데 뜻을 모은 바 있다.

 

좌동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