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부, 2024년 12월 오스틴 스위니, 패트릭 도슨, 토마스 D.라이언 신부 대상
일제강점기에 제주에서 독립운동과 민족의식을 불어 넣었던 가톨릭 사제들이 2024년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됐다.
국가보훈부는 제주지역 신자들에게 항일의식을 고취시킨 아일랜드 출신인 고(故) 오스틴 스위니(1909~1980), 패트릭 도슨(1905~1989), 토마스 D.라이언(1907~1971) 신부를 2024년 12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들은 가톨릭 국제선교단체인 성골롬반 외방선교회 소속으로 1933년 제주에 파견돼 제주중앙성당과 홍로성당(현 서귀포성당)에 주임신부로 부임했다.
이들 3명의 신부는 1939년부터 신자들에게 신문과 라디오 방송의 일본 승전 소식은 믿지 말아야 하고, 일본이 패망하면 조선은 아일랜드처럼 독립할 것이라며 항일의식을 불어넣었다.
학생들에게는 일본어를 쓰지 말도록 했고, 성당에 내걸린 일장기를 떼 내는 등 민족의식을 일깨웠다.
이들의 행동은 당시 조선천주교회를 일본교회의 일부로 인정했던 로마가톨릭교회의 지침을 거부한 것이다.
일본을 비난하고 패전을 예언했던 이들은 일제 경찰에 체포돼 옥고를 치렀다.
특히, 패트릭 도슨 신부는 모슬포비행장(현 알뜨르비행장)과 우도의 해군 정찰기지 등 군사 기밀을 탐지했다가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일제는 눈엣가시였던 신부들을 구속한 뒤 성당을 일본인에게 넘겼고, 천주교를 일본화하는 데 박차를 가했다.
정부는 1999년 광복절을 맞아 이들 신부 3명 모두에게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했다.
성골롬반 외방선교회는 “독립운동가로 선정된 외국인 사제들은 이들이 유일하다”며 “당시 조선에는 미국·독일·프랑스 등 제국주의 출신 신부들도 있었지만 아일랜드 출신인 3명의 신부들이 제주에서 펼친 독립운동은 신앙의 양심을 넘어 제주도민을 사랑했기에 가능했다”고 밝힌 바 있다.
좌동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