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이 개발·제작한 소형 SAR 위성, 제주 남쪽 해상서 우주로 향해
첫 위성 발사 이후 우주기업 투자 탄력 전망…도, 인재육성 등 협력 강화
국내 최초 우리 기술로 개발된 고체 연료 추진 우주발사체(로켓)가 제주 해상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국방부는 국내 기술로 개발된 고체 연료 추진 우주발사체 3차 시험발사가 성공적으로 완료됐다고 4일 밝혔다.
국방부에 따르면 고체 연료 발사체는 이날 오후 2시 서귀포시 예래동 중문색달해수욕장 남쪽 4㎞ 해상에 있던 바지선에서 발사됐다. 발사체에서 분리된 위성체는 성공적으로 궤도에 진입했다.
국방과학연구소가 개발 중인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는 1~3단은 고체 연료, 4단은 액체 연료를 사용한다.
지난해 3월(1차)과 12월(2차) 발사 때는 2, 3, 4단 추진체를 시험했고, 이번에는 1, 3, 4단 추진체를 시험했다. 오는 2025년 최종 시험발사 때는 1~4단 추진체를 모두 갖추고, 실제 위성을 쏘아 올리는 시험을 하게 된다.
이번 3차 시험발사에 쓰인 탑재체는 한화시스템이 개발한 소형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이다. 약 100㎏ 중량의 지구관측위성으로 약 650㎞ 우주 궤도에 진입했다.
SAR은 공중에서 지상과 해양에 레이더파를 순차적으로 쏜 뒤 레이더파가 굴곡면에 반사돼 돌아오는 미세한 시간차를 선착순으로 합성해 지상 지형도를 만들어 내는 레이더 시스템이다.
주·야간 또는 악천후에도 영상 정보 획득이 가능해 에너지 탐사, 자원 모니터링, 재해·재난 감시, 기후·환경 감시, 건설·인프라, 안보 분야 등에서 활용도가 높다.
국방부 관계자는 “3차 고체 연료 시험발사 성공으로 소형 위성을 지구궤도에 투입하는 독자적 능력에 있어 진전을 이루게 됐다”며 “개발이 완료되면 우리 군은 안보 수요와 긴급 상황에 대응해 관측, 정찰을 위한 소형 위성을 적기에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제주도는 이번 위성 발사를 계기로 제주에 본격적인 우주기업들의 투자를 이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현재 옛 탐라대학교 부지인 하원테크노캠퍼스 내 한화우주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고, 최근 도시계획심의위원회 심의 등 사전 절차를 마쳤다.
제주도는 한화시스템에서 이달 중 공장 설립 승인 신청 등 인허가 서류를 제출하면 신속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행정 지원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지난달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컨텍은 제주시 한림읍 상대리에 약 100억원을 투자해 우주지상국 1단계 사업(안테나 5기)을 추진 중이고, 일부 안테나를 가동하고 있다.
컨텍은 2단계 사업도 시작해 내년 상반기까지 100억원을 추가 투자하고, 안테나 7기를 증설할 계획이다.
제주도는 우주발사체 해상 발사의 첫 사례를 제주에서 확보한 만큼 소형 우주발사체 전문기업인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가 준비 중인 해상 발사 성공을 위한 지원에도 힘쓸 계획이다.
제주도는 이번 해상 발사 경험을 통해 그동안 불가피하게 해외에서 위성을 발사해야만 했던 수요를 제주가 가져오고, 이를 통해 기업 유입과 투자 유치 등 부가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제주에서 역점적으로 지원하는 민간 우주산업이 위성 데이터 활용 분야까지 확장할 것으로 제주도는 전망하고 있다.
향후 한화우주센터에서 양산되는 관측위성을 제주 농업, 환경 관리 등의 분야에 활용하고, 통신위성은 제주의 미래 신산업인 도심항공교통(UAM) 산업과 자율주행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또 기업과 학교, 연구기관과 협업해 미래 우주산업을 이끌 인재와 우주 꿈나무 육성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에도 협력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제주도와 한화시스템은 우주산업의 주역이 될 우주 꿈나무 육성과 인재 채용에도 협업을 지속할 예정이다.
김성중 제주도 행정부지사는 “한화시스템이 쏘아 올린 소형 SAR 위성은 그간 해외 의존도가 높았던 위성 제조·발사 분야의 기술력을 국산화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이번 위성 발사로 대한민국 민간 우주산업의 최적지가 제주임을 다시 한번 입증한 만큼 앞으로 제주가 민간우주산업의 중심축으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관련 기업 투자 유치 및 협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진유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