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산된 영리병원 자리에 비영리 민간병원 설립 추진

디아나서울, 200여 병상 규모로 12월 개원 목표

 

제주에서 추진되다 무산된 국내 1호 영리병원 자리에 비영리 민간병원 설립이 추진된다.

제주헬스케어단지 내 녹지국제병원의 건물과 대지를 인수한 우리들리조트의 자회사 ㈜디아나서울은 비영리 의료법인 ‘우리들녹지국제병원’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우리들녹지국제병원 조감도.

디아나서울은 오는 11월 11일부터 병원 업무를 개시, 12월 개원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내년 1월부터는 일반 외래를 포함한 정식 진료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우리들녹지국제병원은 약 200병상 규모로 최첨단 진단의료기기를 갖춘 VIP 건강검진센터와 내과, 가정의학과, 신경과, 내분비내과, 피부과, 성형외과, 진단검사의학과, 영상의학과 등이 운영된다.

또 난치병 개인 맞춤 치료를 위한 첨단재생의료기관 지정을 준비하고 있으며 세포치료센터와 유전자분석센터 등도 운영될 예정이다.

김수경 디아나서울 회장은 “중국, 일본, 대만, 베트남, 태국, 방글라데시의 다양한 기관과 기업들과 함께 의료관광 및 아시아 헬스케어 생태계를 구축했다”며 “제주만의 장점을 살려 다양한 국적의 환자를 유치, 의료관광을 극대화하고 지역사회에 최고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의료발전에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병원을 개설하기 위해서는 의료법 제48조에 따라 지자체로부터 의료법인 설립 허가를 우선 받은 후 의료기관개설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병원 개설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와 관련 제주도 관계자는 “아직 디아나서울로부터 관련 신청을 받은 것은 없다”며 “의료법인 설립 신청이 접수되면 의료법에 명시된 기준 요건을 갖췄는지 등을 검토한 후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앞서 중국 녹지그룹의 자회사인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유한회사는 2017년 8월 778억원을 투자해 제주헬스케어타운 부지 내 지상 3층에 지하 1층, 연면적 1만8223㎡ 규모의 병원 건물을 신축했다.

하지만 제주도가 녹지병원에 내국인 진료를 금지하고 외국인 의료관광객만을 진료대상으로 하는 조건부 개설허가를 내주면서 장기간 소송이 이어졌다.

녹지측은 2018년 제주도를 상대로 내국인 진료금지를 취소해 줄 것을 요구하는 허가조건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이어 재판으로 인해 병원 개설이 미뤄지면서 제주도가 의료법상 병원 개원 시한(허가 후 90일 이내)를 어겼다는 이유로 개설허가를 취소하자 녹지측은 제주도를 상대로 병원 개설 허가 취소 처분 취소 소송도 제기했다.
이 중 허가조건 취소 소송은 대법원까지 이어진 법정공방 끝에 제주도가 승소하면서 확정 판결이 이뤄졌다.

병원 개설허가 취소 처분 취소 소송의 경우 녹지측이 최종 승소했지만 소송 과정에서 녹지측이 병원 건물과 토지를 디아나서울에 매각함에 따라 ‘제주도 보건의료 특례 등에 관한 조례’에 따른 외국인 투자 비율 조건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제주도가 재차 병원 개원 허가를 취소하면서 2차 소송이 진행됐다.

하지만 1심에서 패소한 녹지측이 항소심이 진행되던 지난 7월 소를 취하하고 병원 개원을 포기하면서 영리병원을 둘러싼 4년에 걸친 법정공방이 마무리됐다.

 

김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