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수협 어판장 찾는 시민·관광객 크게 줄어...어민들 '한숨'
해산물 채취 해녀들도 불안감..."바닷속 우리들 안전할 수 있나"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시작하면서 바다를 터전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어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일 원전 오염수가 방류를 시작한 다음날인 지난 25일 제주시 수협 어판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밤새 잡아 온 물고기를 배에서 꺼내는 어민들과 경매를 벌이고 있는 경매사와 중도매인들로 북적였다.
하지만 아침 일찍 싱싱한 수산물을 사기 위해 어판장을 찾은 시민이나 관광객들이 크게 줄어들어 어판장은 물론 좌판이 열린 인근 거리까지 예전에 비해 한적해 전반적으로 활기가 크게 떨어진 모습이었다.
배에서 잡아 온 물고기를 꺼내는 어민들의 얼굴에도 근심이 가득했다. 일 원전 오염수 방류가 수산물 가격 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제주에서 30년 넘게 어선을 운영하고 있는 김종현씨(63)는 “솔직히 일본 오염수 방류도 큰 문제지만 이로 인해 국민들이 느끼는 불안감이 더욱 심각한 문제”라며 “수산물 안전에 불안함을 느낀 국민들이 수산물을 사먹지 않게되고 어민들은 생계에 직격탄을 맞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그럼에도 정부는 어민들의 생계 보전을 위한 정책을 제대로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어민들이 무탈하게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원전 오염수 방류 중단과 같은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접 바닷 속에 들어가 해산물을 채취하는 해녀들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해녀 강애심씨(71)는 “오늘도 해녀들이 모이면 한숨부터 쉬었다. 과연 바닷속에 들어가도 우리가 안전할 수 있느냐는 우려 때문”이라며 “원전 오염수가 안전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렇다면 일본은 왜 이걸 바다에 버리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뿐만 아니라 우리 후손들에게 안전하고 깨끗한 바다를 물려주기 위해서라도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성토했다.
김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