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총리 각료회의에서 "기상 등 지장이 없으면 24일 예상"
제주도, 설문조사 83.4% ‘오염수 방류 시 수산물 소비를 줄이겠다’
방류 시작되면 제주산 수산물도 소비 위축 우려...관련 대응.대책 필요
일본 정부는 22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이르면 24일부터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오염수 방류를 위한 관계 각료회의를 마친 뒤 방류 개시 시점과 관련해 “기상 등 지장이 없으면 24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과학적 근거에 기초한 대응에 폭넓은 지역·국가로부터 이해와 지지 표명이 이루어져 국제사회의 정확한 이해가 확실히 확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어민들의 피해 우려에 대한 대책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염수 방류는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 발생 이후 약 12년 만이다.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면 일본 어민과 중국 등 일부 주변국이 여전히 방류에 반대하면서 일본 정부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또 수십 년에 걸쳐 진행될 오염수 해양 방류의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도 과제로 지적된다.
일본은 방사성 물질 등이 포함된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처리해 ‘처리수’라고 부르고 있다.
일본은 이 처리수를 대량의 바닷물로 국가안전 기준의 40분의 1로 희석해 방류할 예정이다. 오염수 방류를 위한 약 1㎞ 길이의 해저터널을 설치했다.
오염수는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일어난 뒤 녹아내린 핵연료를 식히기 위해 주입한 냉각수다. 방류 용량은 137만t으로 추산되며, 도쿄전력은 30년에 걸쳐 방출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면 쿠로시오 해류를 타고 미국 서쪽까지 번지고, 다시 북적도해류의 영향을 받아 순환하면서 퍼지게 된다.
제주 앞바다에는 방류 2년 후 삼중수소가 일시적으로 감지되고, 5년 후부터 본격적으로 유입이 시작될 것으로 예측됐다.
원전 오염수에는 여러 방사성 물질이 포함됐는데, 물의 형태로 존재하는 삼중수소는 화학적으로 분리할 수 없어, 물에 희석해 방류하는 수밖에 없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지난해 전국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중 83.4%는 ‘오염수 방류 시 수산물 소비를 줄이겠다’고 했다.
또 응답자의 48.6%는 원전 방류 때 제주여행 관련 지출을 줄일 것이라고 답했다.
제주도의 연구용역 결과, 오염수 방류 시 제주산 수산물 소비 감소폭은 평균 49.1%로 조사됐다. 2021년 제주 수산물 생산금액은 9121억원으로 소비 감소폭을 대입한 수산업 피해액은 연간 4483억원으로 추산됐다.
제주산 대표 어종은 갈치, 옥돔류, 넙치류, 소라 등이다. 오염수 방류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제주 수산업계는 수산물 소비 위축은 물론 안전성에 대한 불신이 확산될까봐 깊이 우려하고 있다.
앞서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하자, 제주산 수산물까지 소비가 둔화돼 전통시장과 횟집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제주도는 오염수 방류에 대응해 지난 6월부터 수산물 안전관리 전담TF(태스크포스) 설치, 가동 중이다.
TF팀은 수산물 물가 안정 대책, 수산물 안정성 및 품질 위생 관리 업무, 수산물 생산이력제 및 원산지 표시 지도 단속 업무, 수산물 안전인증제 등 오염수 방류에 따른 분야별·단계별 세부 계획을 전담하고 있다.
좌동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