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류가 가득한 제주목 관아(사적 제380호)가 여름 밤 도민들이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제주목 관아는 탐라국 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제주의 정치, 행정, 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던 곳이다. 관아 건물은 역사 속에서 여러 차례 수난을 겪었다.
1434년 화재로 건물이 모두 불 타 없어져 조선시대 내내 증축과 개축을 거쳤고 일제강점기에 들어서는 크게 훼손돼 관덕정을 제외하고는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폐허가 됐다.
지금의 제주 목 관아는 문헌 고증과 전문가 자문을 토대로 2002년 복원한 모습이다.
당시 도민들은 헌화(獻瓦) 운동을 벌여 복원에 필요한 기와 5만 장을 전량 기부했다고 하니, 숱한 부침 속에서도 예나 지금이나 백성들의 혼이 살아 숨 쉬는 공간인 셈이다.
제주 역사와 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한 제주목 관아가 오는 10월 31일까지 야간 개장을 해 잠 들기 힘든 여름 밤 도민들을 흥겹게 하고 있다.
야간 개장 시간은 오후 6시부터 9시30분까지이며, 무료 입장을 시행한다.
야간 개장 기간 제주목 관아와 관덕정 야경을 배경으로 버스킹, 정기공연, 수문장 교대의식, 자치경찰 기마대 거리 행진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해 도민과 관광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제주목 관아 야간 개장의 백미인 정기공연 ‘귤림풍악’도 10월까지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마련되고 있다.
제주 목 관아 입구에 위치한 관덕정(보물 제322호)은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로 가볍게 산책하기 좋은 공간이다.
세종 30년 제주 목사인 숙청이 군사훈련을 위해 지은 이곳은 조선시대부터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로 쓰였으며, 현재도 축제의 광장으로 기능하고 있는데 매년 봄의 시작을 알리는 ‘탐라입춘굿’ 행사가 대표적이다.
이를 보기 위해 일부러 제주를 찾는 여행자가 적지 않을 만큼 제주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또 제주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실제 문화재로 지정된 돌하르방은 40 여기에 지나지 않는데 그 원조 돌하르방을 관덕정 곳곳에서 만날 수 있으니 참고하자.
진주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