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세계유산본부, 구상나무 특성연구 본격 추진하기로
올해 한라산 구상나무 암꽃(암구화수) 개화량이 전년보다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는 올해 한라산 구상나무 암꽃 개화량이 그루당 8.8개로 조사됐다고 18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그루당 개화량(120.2개)과 비교해 92.7% 감소한 것으로, 올해 해거리 현상이 뚜렷하게 관측됐다고 세계유산본부는 설명했다.
지역별 구상나무 개화량을 보면 왕관릉 일대에서 평균 234.8개에서 6.1개로 97.4%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고, 방애오름 일대에서는 평균 117.0개에서 36.6개로 68.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지역별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구상나무 결실 주기와 해거리 증상 원인 등에 대해 명확히 제시된 것이 없고, 결실 수기와 구과의 특성 변화에 대한 연구 결과도 없는 실정이다.
지속적인 어린 묘목의 생산과 한라산 현지 내 발아를 위해 구상나무 결실 특성연구를 통한 기초자료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는 구상나무 보전 전략 연구의 하나로 진행 중인 구과연구를 통해 개화 상황과 품종별 분포 상황 조사 등 특성연구를 본격 추진한다.
한라산연구부는 지난해부터 한라산 구상나무 군락지인 영실, 성판악, 왕관릉, 방애오름, 윗세오름, 백록샘, 큰두레왓 등 7개 지역 10개소에서 구과 특성 조사목을 선정하고, 매년 암꽃 개화량과 구과 결실량, 건전 구과율, 구과 특성(중량·길이·너비·종자수·인편수) 종자 충실률, 발아율 등을 조사하고 있다.
고정군 한라산연구부장은 “구상나무의 결실 주기와 구과 특성을 밝히는 일은 최근 기후변화 등으로 개체 수와 면적이 감소 추세를 보이는 한라산 구상나무의 지속적인 보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구상나무 결실 주기와 특성에 대한 연구 결과가 도출되면 구상나무 보전 전략 마련을 위한 중요한 근거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라산 구상나무는 그동안 기후변화 등으로 개체 수와 분포 면적이 지속적으로 감소해왔다. 2021년 기준 한라산 구상나무림 분포 면적은 2006년 796.8㏊에서 2021년 606㏊로 15년간 190.8㏊나 감소했다.
구상나무 개체 수도 2017년 30만7388그루에서 2021년 29만4431그루로 4년 만에 1만2957그루가 말라죽었다.
진유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