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에 의한 푄 현상 영향...서귀포시 일조량 부족 농작물 피해 등 우려
제주시에는 폭염경보가 발효될 정도로 폭염이 이어지는 반면, 서귀포시는 흐리고 비가 내리는 날이 장기간 지속되는 등 제주 산남과 산북의 날씨가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제주지방기상청에 확인한 결과 11일 제주지역 낮 최고기온은 제주시(북부) 33.6도, 서귀포(남부) 27.8도, 성산(동부) 29.1도, 고산(서부) 26.9도를 각각 기록했다.
특히 제주시와 서귀포시는 지난 10일 각각 37.3도와 27.8도로 기온이 약 10도 가량 차이를 보인 데 이어 11일에도 6도 가량 차이가 나는 등 이틀 연속 극명한 온도차를 보였다.
날씨 역시 10일과 11일 제주시에는 강한 햇빛이 내리쬐는 맑은 날씨를 보였지만 서귀포시는 흐리고 가끔 비가 내리는 날씨가 이어졌다.
이처럼 산남과 산북이 극명한 날씨와 온도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한라산에 의한 지형적인 영향 때문이다.
제주로 유입되는 고온다습한 남풍이 한라산을 만나 푄 현상을 일으키면서 산남에는 한라산을 넘지 못해 습기가 뭉쳐 비가 내리고, 산북은 한라산을 넘으면서 뜨거워진 공기로 인해 고온건조한 날씨를 보이는 것이다.
실제 지난달 25일 장마가 시작된 이후 11일 현재까지 제주시에는 비 날씨와 맑은 날씨가 반복되고 있지만 서귀포시는 단 하루를 제외하고 16일간 지속적으로 흐리고 비가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산남지역에 흐린 날씨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일조량 부족으로 인한 문제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에 확인한 결과 최근 산남지역이 습하고 흐린 날씨가 지속되면서 높은 습도로 인한 병충해 발생 위험이 크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감귤의 경우 일조량 부족으로 인해 나무에서 열매가 자연적으로 떨어지는 생리낙과가 평년보다 10~20%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일조량이 부족해지면서 감귤나무가 광합성을 하지 못해 양분이 부족해지자 생리낙과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7월 초에는 생리낙과가 그쳐야 하지만 지금까지 낙과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