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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유배길 시설 방치...방문객 발길도 끊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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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주일보 2023. 7. 10.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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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판 내용물 모두 지워져 흉물 방치...안내 표지판도 사라져

서귀포시 대정읍이 추사유배지를 중심으로 지역의 역사유적지를 연계한 관광상품을 개발, 마을을 생태역사문화 관광지로 조성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시설물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방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서귀포시와 대정읍은 제주관광공사와 함께 추사 김정희 선생이 유배생활을 했던 주거지역을 중심으로 주변 역사문화유적과 관광지를 한데 돌아볼 수 있는 추사유배길을 조성했다.

서귀포시 대정읍 대정향교 옆 세미물에 설치된 추사유배길 해설판, 내용물이 모두 지워지고 파손된 상태로 방치돼 있다.

2011년 조성된 추사유배길은 대정읍지역 역사유적지를 둘러 볼 수 있는 ‘집념의 길’과 추사의 한시, 편지, 차 등을 통해 추사의 인연을 떠올리게 하는 ‘인연의 길’, 산방산과 안덕계곡을 따라 대정읍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사색의 길’ 등 3개 코스로 구성됐다.

하지만 지난 주말 현장을 확인한 결과 추사유배길에 설치된 시설물들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정향교 바로 옆 세미물에 설치된 추사유배길 해설판은 햇빛과 비에 색이 바래면서 내용물이 모두 지워지고 파손돼 흉물스러운 모습이었다.

대정추사관에서 대정읍성으로 이어지는 추사유배길에 설치된 해설판도 내용물이 모두 지워진 것은 물론 아예 도로에서 뽑혀 돌로 어설프게 고정해 놓은 상태였다.

또 추사유배길 탐방 코스를 안내하는 안내 표지판들은 아예 보이지 않아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이처럼 추사유배길 시설물들이 제대로 관리 되지 않고 방치되면서 탐방객들의 발걸음도 끊어진 상태다.

지역주민들은 “솔직히 최근 추사유배길을 걷는 사람들을 보지 못했다”며 “과거에는 교육 차원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사람들이 종종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사람들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정읍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해안쪽 올레길을 걷거나 송악산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으로 이렇게 마을 안쪽까지는 잘 오지 않는다”며 “처음에 추사유배길을 만들었을 때는 홍보도 자주 했지만 최근에는 그런 것도 거의 없다. 기껏 만들어놓고 사후관리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이어 “관리되지 않은 시설물들이 흉물로 방치되면서 오히려 마을 이미지를 나쁘게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관광하러 오겠느냐”며 “차라리 시설물을 철거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서귀포시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 현장을 점검한 후 대책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