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병원, 이달 중에 5기 지정 신청서 제출하기로…가능성 희박
정부, 내년 진료권역 분리 타당성 용역 시행…6기 지정 움직임 본격
속보=제주대학교병원이 이달 중 보건복지부에 제5기 상급종합병원(2024~2026년) 지정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본지 6월 26일자 1면, 22일자 1면 보도)이지만, 지정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제주의 진료권역이 서울권역으로 묶여 수도권 병원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것이 가장 큰 이유인데, 복지부가 내년 진료권역 분리 타당성 조사 용역을 계획하면서 6기 상급종합병원(2027~2029년) 지정을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하게 됐다.
3일 제주특별자치도 등에 따르면 제주대병원은 5기 상급종합병원 지정 신청서를 이달 내로 복지부에 제출한다.
상급종합병원은 난도가 높은 중증질환 관련 의료행위를 전문적으로 하는 종합병원으로, 3년 주기로 복지부가 지정한다. 복지부가 지정한 상급종합병원은 전국에 현재 45곳이 있지만, 17개 시·도 중 제주와 세종시에만 없다.
이 때문에 원정 진료로 인한 도민 불편과 의료비 도외 유출이 계속되고 있다.
제주도 공공보건의료지원단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원정 진료에 나선 도민은 전체 환자(8만1759명)의 16.5%인 1만6109명에 이른다.
도민 전체 의료비(4261억원) 가운데 도외로 유출된 의료비도 25.4%인 108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항공료·숙박비 등을 포함하면 원정 진료에 따른 도민 부담은 더욱 커진다.
하지만 제주대병원의 5기 상급종합병원 지정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복지부가 도민들의 수도권 소재 병원 이용률이 높다는 이유로 2012년부터 제주를 서울권역에 포함해 평가하는데, 5기 때도 방침을 유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제주대병원의 시설과 장비, 인력을 확충해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하겠다고 공약했지만, 정작 평가에서는 제주가 서울권역에 묶여 진입장벽이 되고 있다.
다만, 복지부가 ‘진료권역 분리 타당성 조사’를 위한 용역에 내년에 착수하기로 하면서 제주대병원이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게 됐다.
제주도도 제주대병원의 6기 지정을 목표로 학계·도의원··의료계·시민단체 등 분야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제주 상급종합병원 지정 추진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오는 13일 첫 회의를 시작으로 구체적인 대책 마련을 위한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도민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더욱 탄탄하고 완결성 있는 의료안전망을 구축할 수 있도록 제주권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행정력을 결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되면 수술 및 처치에서 가산 수가(의료서비스 가격)가 30% 적용돼 종합병원(25%)보다 5%p 높아 건강보험 급여에서 더 많은 의료수가를 받을 수 있다.
또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등 정부가 시행하는 각종 정책에서 최상위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진유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