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차 방제 기간 고사목 239만9000그루 제거
10차 방제서도 4월까지 7만5000그루 잘려나가
투입 예산 2600억 넘었지만 여전히 근절 안 돼
완벽한 치료제 전무…도 “상시 관리체계 확대”
제주지역에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작업이 본격 시행된 지난 10년간 베어진 소나무 고사목이 250만 그루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나무재선충병 확산을 위해 해마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고 있지만, 완전 방제는 아직도 요원한 상태다.
14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도내 소나무재선충병 1차 방제가 시작된 2013년 10월부터 9차 방제가 끝난 지난해 9월까지 제거된 재선충병 감염목은 약 239만9000그루로 집계됐다. 이 기간 투입된 예산만 2560억원에 이른다.
소나무재선충병은 소나무 수분의 이동 통로를 막아 소나무가 붉게 변하며 고사하는 병이다.
제거된 소나무 고사목은 1차 방제 때 54만6000그루에서 매년 줄어 9차 방제 때 5만 그루로 10분의 1 넘게 감소했지만,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예산 96억원을 들여 10차 방제를 진행 중인데, 제거목은 4월 기준 7만5000그루로, 2013년 방제 추진 이후 전년 대비 처음으로 증가했다.
최근 재선충병을 옮기는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 성충이 활동을 시작하고, 방제 기간이 남은 점을 고려하면 제거되는 고사목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막대한 예산을 투자해 방제 작업에 나섬에도 재선충병이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완벽한 치료제가 없기 때문이다. 1988년 부산에서 최초 발생 이후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가 꾸준히 진행돼왔지만, 결국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림청도 현재로서는 소나무재선충병의 완전 방제는 불가능하다고 정의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방제 작업은 고사목 제거와 나무예방주사, 항공 및 지상 방제, 솔수염하늘소를 유인해 잡는 페로몬 트랩 설치를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
1차 방제 때부터 10차 방제가 시행 중인 지난 4월까지 나무예방주사가 투입된 면적만 2만7370㏊이다. ㎡로 환산하면 2억7370만㎡로 축구장(7140㎡) 3만8000여 개를 지을 수 있는 규모다. 효과 지속 기간은 2년인데 단가가 비싸 한정된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 실정이다.
1차부터 9차 방제 때까지 1만950㏊ 면적에 대해 이뤄졌던 항공방제는 산림청이 생태계 위협 등을 이유로 중단하도록 하면서 10차부터는 드론방제로 전면 전환됐다.
일각에서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끝이 보이지 않아 방제 작업이 제대로 되고 있는 것인지, 재선충병 근절을 위해 해마다 많은 예산을 들이는 것이 적절한지 의구심을 갖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그렇다고 방제를 하지 않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방제를 진행하면서 상시 관리체계를 점차 확대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내 소나무림 면적은 약 1만5700㏊이고, 이곳에 1000만 그루가 넘는 소나무가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진유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