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 세계농아인대회 앞두고 무장애 관광지 치유의숲서 즐겨
연신 높은 만족감 표현…“힐링 프로그램, 시각화 잘 돼 있어”
“누구나 다닐 수 있는 무장애 길, 무척 감사합니다. 몸이 해방되는 느낌이에요.”
7월 제주에서 열리는 ‘제19회 세계농아인대회’를 앞두고 농인 수백명이 제주 곳곳에서 여행을 즐기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13일 오전 서귀포시 호근동에 위치한 도내 대표 무장애 관광지인‘치유의 숲’을 찾은 전국의 농인 리더들은 피톤치드 향을 맡으며 얼굴 가득 함박웃음을 지었다.
왁자지껄한 말소리는 없었지만 손과 몸을 움직이며 역동적으로 자신의 기분을 표현하는 이들은 여느 때보다 들떠 보였다.
숲 해설사의 말이 수화를 통해 농인들에게 전달됐고, 그들은 제주의 자연을 온몸으로 느끼고 싶은 듯 숨을 연신 크게 들이쉬기도 했다.
한국농아인협회 전국시도협회 및 시군구 지회장들은 지난 6일부터 오는 16일까지 조를 나누어 각각 2박3일 일정으로 제주의 곳곳을 둘러보고 있다.
제주관광공사와 한국농아인협회, 무장애관광 전문 여행사 두리함께와 함께 총 3차례에 걸쳐 진행되는 이번 행사의 의미는 각별하다.
오는 7월 제주에서 열리는 국제행사인 제19회 세계농아인대회(WFD)의 성공적인 개최와 제주가 전세계 농아인들에게 사랑받는 관광지가 되길 바라는 기원이 담겼다.
참가자들은 연신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정희찬 한국농아인협회 중앙상임이사는 “저희 농인들은 눈으로 보는 것을 굉장히 중요시하는데 그런 것들이 굉장히 잘 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만족감을 표현했다.
김성완 한국농아인협회 충남농아인협회장은 “이번 여행을 통해 ‘이렇게 힐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구나’라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됐다. 다만 시각 장애인을 위한 점자 안내도를 봤는데 농인을 위한 수어 해설이 없어 아쉽다”며 “태양광 등 친환경 전기를 활용해 수어 영상도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농아인대회는 전 세계 다양한 국가의 농인들이 4년에 한 번씩 모이는 올림픽과 같은 큰 행사”라며 “BTS, K컬처, K푸드 이런 것들이 긍정적인 효과를 내면서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행사로 많은 관심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제19회 세계농아인대회는 오는 7월 1일부터 15일까지 제주국제컨벤션센터를 비롯해 서귀포 일원에서 열린다. 전 세계 130여 개국 20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청년캠프와 세계농아인연맹(WFD) 총회, 워크숍 등의 사전 행사와 개막식, 분과 세미나, 네트워킹 전시, 갈라디너 등이 진행된다.
진주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