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렛 에반스 명예교수, "미국 정부에 책임 요구해야 한다" 강조
강요배 화백, "작품활동이 제주4·3 드러내는 데 보탬됐다면 보람"
제5회 제주4·3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개렛 에반스 호주국립대 명예교수(전 오스트레일이라 외교부 장관)는 “제주4·3평화상 수상으로 제주4·3의 정신과 학살의 의미를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며 “당시 학살에 대해 미국 정부에 분명한 책임을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5회 제주4·3평화상을 수상한 개렛 에반스 교수와 특별상을 수상한 강요배 화백은 30일 매종글래드제주에서 열린 시상식에 앞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개렛 에반스 교수는 “제주4·3 당시 제주도민을 대상으로 이뤄진 학살에 대해 미국 정부에 책임을 요구해야 한다”고 밝히며 “현재 국제 사회에서 미국 정부와 한국 정부가 제주4·3에 대해 책임을 나누는 것은 불가능해 보일 수 있지만 분명한 것은 미국의 책임을 구체적으로 밝혀나가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렛 교수는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대응논리를 개발해 제주도 차원에서 한국 정부에 압력을 가해야 하며, 그래야 한국 정부가 미국 정부에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제주4·3의 의미를 재조명하고 확산시키는 방법에 대한 질문에는 “2005년 유엔 안보리 결의안 통과 당시 ‘보호를 위한 책임’을 언급했다. 제주4·3 정신에 대한 캠페인은 세계인이 이해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수준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위기 이후의 체제’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대해, 전 세계가 제주4·3의 역사적 의미를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협력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요배 화백 역시 “개인적으로 예술은 실제적 치유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하지만, 지난 30여년의 작품활동이 제주4·3을 세상에 드러내는데 보탬이 됐다면 보람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주4·3의 정의에 대해서는 “제주4·3은 한두 가지 의미로 정의될 수 있는 실체가 아니라고 본다”며 “각자의 자리에서 제주4·3을 들여다보며 연구하고 생각하는 과정에서 근본적인 물음이 해결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형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