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밤 제416회 임시회 폐회...도교육청 추경안.조례안 등만 처리
도 추경안 다음 회기 처리 전망..."민생예산 없고, 집행부 소통 부족"
제주특별자치도가 편성한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안 처리가 무산됐다.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저금통 격인 재정안정화기금까지 끌어다 추경안을 편성했지만 제주도와 제주도의회 간 예산갈등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추경안 심사보류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다.
추경안 처리 합의점을 찾기 위해 본회의 일정을 세 번이나 변경하며 늦췄지만 결국 파국을 맞았다. 지난 2월 양 기관이 상설정책협의회를 열어 민생안정을 위해 협력하기로 한 지 불과 3개월 만에 도민들의 기대를 저버린 꼴이 됐다.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양경호, 더불어민주당·제주시 노형동갑)는 지난 19일 오후 9시 40분 회의를 열고 제주도의 제1회 추경안을 심사보류 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10시에 열린 제416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 회부되지 못했다.
그동안 본예산 및 추경 예산안이 도의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사례는 일부 있으나, 예결위 단계에서 예산안 심사가 마무리되지 못하고 회기 내 처리가 불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경호 위원장은 “이번 추경은 가용재원을 총동원한 ‘민생경제 활력 추경안’”이라며 “그러나 민생예산과 밀접한 양 행정시 및 읍면동 예산이 없고, 집행부의 소통 부족 등으로 심사보류 한다”고 밝혔다.
제주도의 추경안은 오는 6월 임시회에서 원점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이날 밤 열린 제2차 본회의에서는 조례안과 동의안 등 61건의 안건과 제주도교육청의 추경안만 상정돼 처리됐다.
김경학 의장은 폐회사에서 “제주도의 추경안이 심사보류된 것에 대해 도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앞으로 더 소통하며 지혜를 모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오영훈 지사는 이날 본회의 폐회 직후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다. 별도로 필요한 사항은 월요일(22일)에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12월 도의회 심의를 거쳐 확정된 올해 제주도 본예산 중 도가 부동의 했던 사업 예산을 도의회와 사전 협의 없이 추경예산에 일부 삭감하고, 지역주민들의 요구로 도의원들이 추경안 편성을 요구했던 사업들이 대부분 반영되지 않으면서 예산갈등이 불거졌다.
특히 이 같은 상황에 도의회가 송악산 유원지 사유지 매입 관련 심사보류 한 안건에 대해 제주도가 즉각 문제 삼는 입장을 발표하면서 갈등의 골이 더 깊어졌다.
김승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