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송악산 사유지 매입 일단 제동...추경 예산 삭감 전망

행자위, 송악산 사유지 매입 관련 공유재산관리계획안 '심사 보류'
막대한 지방비 소요되지만 도민 공감대 부족...제주도 이익 방안 찾아야
매입비 총 570억원 추정...제주도 161억원 추경 반영 예산도 삭감될 듯

제주특별자치도가 중국자본이 소유한 서귀포시 대정읍 송악산 일대 사유지를 매입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제주도의회에서 일단 제동이 걸렸다.

570억원이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는 막대한 지방예산이 소요되고 있지만 도민 공감대가 부족하고, 제주도에 이익이 되는 부분과 앞으로 활용 방안 등을 더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송악산 사유지 매입 지역.

제주도의회 행정안전위원회(위원장 강철남, 더불어민주당·제주시 연동을)은 12일 전체회의를 열어 제주도가 제출한 ‘송악산 일원 사유지(중국투자자 소유) 매입’과 ‘마라도해양도립공원 육상부(송악산) 내 사유지 매입’에 따른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심의한 끝에 ‘심사 보류’를 결정했다.

송악산 사유지 매입과 관련한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이 처리되지 않으면서 송악산 사유지 매입사업도 급제동에 걸리게 됐다.

제주도는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도의회 동의 절차를 거쳐 토지를 소유한 중국 회사인 신해원유한회사 측과 ‘송악산유원지 토지매매를 위한 기본합의서’를 체결했다. 

매입대상은 신해원이 소유한 토지 전부로, 도립공원 지역 72필지·19만5496㎡, 개발행위허가 제한지역 등(그외지역) 111필지·20만5252㎡ 등 총 170필지(13필지 혼재)·40만748㎡에 달한다. 

제주도와 신해원 측은 올해 말까지 매매대급의 최소 30% 이상을 지급하고, 내년 말까지 소유권 이전과 매매대금을 전액 지급하기로 했다.

제주도는 이에 따라 ‘송악산 일원 사유지 매입’을 통해 98필지 18만216㎡을 총 410억원에, ‘마라도해양도립공원 육상부 내 사유지 매입’을 통해 72필지 22만532㎡를 161억원에 매입한다는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도의회에 제출했지만 심사 보류됐다. 

이번 추경에서 제주도는 도립공원 매입에 10억원, 송악산 사유지 매입에 151억원 등 총 161억원을 편성했지만 공유재산관리계획이 통과되지 않으면서 예산도 모두 삭감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는 이날 심사에서 “송악산 사유지 매입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라고 강조했지만 행자위 의원들은 도민사회의 공감대를 확산시켜야 하고, 제주도에 이익이 될 수 있는 방안과 함께 사유지를 매입한 이후 활용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공유재산계획안과 예산안을 동시에 의회에 제출하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강철남 위원장은 “사업과 관련한 충분한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의견이 많다. 좀 더 지켜보면서 심도 있는 논의를 거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사업 자체를 부결시킨 것은 아니어서 추가적인 논의와 협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추경에 반영된 예산도 일단은 유보금으로 남겨둘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제주도의회가 지난해 12월 제주도와 사업자 측의 송악산 사유지 매입과 관련한 기본합의서 체결을 동의해 놓고 다시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논란도 예상된다.

강재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