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재일제주인 1세대 생활 실태조사 보고서 10일 공개
1989년 11만7687명서 2021년 7만4279명으로 4만여 명 줄어
경제적 어려움 겪는 이들도 많아…실질적 행정적 지원 절실
지난 100년에 이르는 시간 동안 고향 제주를 위해 힘써온 재일제주인의 실상을 파악하기 위한 행정 차원의 실태조사가 처음으로 이뤄졌다.
재일제주인들은 정치·사회·경제적 어려움 등을 극복하고자 일본으로 이주해 어려운 삶 속에서도 고향을 위해 많은 기부를 해왔고, 이 덕에 제주는 현대화 등 많은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 고령화 등으로 일본 사회에서 어려운 삶을 사는 재일제주인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대학교에 의뢰해 수행한 ‘재일제주인 1세대 생활 실태조사’ 보고서를 10일 공개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재일제주인 1세대가 고령화 등으로 급격히 감소하는 상황에서 고향과의 교류 단절과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힘들게 살아가는 1세대의 애로사항과 욕구를 분석하고, 이들을 실질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데 목적이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재일제주인은 1989년 11만7687명으로 역대 가장 많았고, 1991년부터 매년 감소해 2021년 7만4279명으로 30년 동안 4만3408명이나 줄었다.
2021년 인구 수는 추정치다. 2012년 이후 본적지별 인구수가 공개되지 않아 감소세가 시작된 1991년부터 2012년까지 감소율을 평균한 값(1.54%)으로 추계한 결과다.
연 1.54%로 추정한 1328명을 9년간 같은 비율로 감소한다고 가정했을 때 7만4279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재일제주인 1세대 53명을 대상으로 한 생활 실태 면담 조사 결과를 보면 이주 시기는 해방 이전이 29명(54.7%), 이주 이유는 경제적 측면이 31명(58.5%)으로 각각 가장 많았다.
수입 현황은 10만엔 미만과 11만~19만엔이 각각 9명(17.0%)으로 가장 많았고, 수입이 전혀 없는 경우도 7명(13.2%)이나 됐다.
생활 만족도 항목에서는 불만족을 표시한 부정적 응답이 14명(26.4%)으로, 만족을 표시한 긍정적 응답 비율(22.6%)보다 높았다.
응답자들이 고령이다 보니 45명(84.9%)이 지병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호자가 없고, 생활보호를 받는 응답자도 각각 5명(9.4%)으로 집계됐다.
제주도에 바라는 사항으로는 상담 전용창구 개설이 13명(16.7%)으로 가장 많았고, 빈곤층 지원 9명(11.5%), 차세대 언어·문화 교육 6명(7.7%), 자긍심·연대감·유대감 고취 지원 4명(5.1%), 민원 상담 및 행정 지원 3명(3.8%)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와 관련, 연구진은 제주도에 중대사가 있을 때마다 재일제주인의 고향에 대한 기부와 헌신, 봉사가 있었던 만큼 이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행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 향후 계속적이고 장기적인 조사를 통해 재일제주인에 대한 정책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유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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