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설계 타당성’ 안건 건설기술심의 조건부 통과
사실상 행정절차 마무리…실시설계 용역도 막바지
용역 결과 나오면 예산 변경 심의 다시 받아야
제주도, 10월 착공해 2025년 8월 준공 목표
9년째 표류 중인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제주)의 마이스 다목적 복합시설 확충 사업에 다시 속도가 붙게 됐다.
제주특별자치도는 6일 제주도청 회의실에서 2023년 제6차 건설기술심의위원회를 열고 ‘마이스 다목적 복합시설 확충 사업-설계 타당성’ 안건을 심의해 조건부 동의 결정을 내렸다.
사업이 추진된 것은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5년 당시 정부가 지원한 제주 여행객 부가가치세 상당액 환급제 대체 예산 280억원이 확보되면서 사업이 처음 계획됐고, 2016년 산업통상자원부의 전시산업발전심의를 통과하며 탄력을 받는 듯했다.
제주도는 국비 280억원, 지방비 280억원, ICC제주 자부담 140억원 등 사업비 7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2017년에는 ICC제주 인근 부지 3만9400㎡를 200억원에 매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매장문화재 발굴 조사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며 시일이 늦어졌고,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국비 280억원, 지방비 360억원, ICC제주 자부담 153억원 등 사업비가 793억원으로 늘어났다.
착공이 이뤄지지 않자 국비 미교부 결정이 내려지면서 제주도가 지난해 ICC제주에 지원하기로 한 출자금 76억4400만원도 올해 예산에 반영되지 않았다.
더욱이 사업비 부족으로 실시설계에 전시시설만 반영되고, 회의 등 복합시설이 포함되지 않아 다목적 시설로서의 제대로 된 기능을 할 수 없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이후 제주도는 사업에 대한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재검토에 착수한 제주도는 국내·외 관광시장 회복 등에 힘입어 마이스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고, 이번 건설기술심의위원회에 해당 안건을 올리며 사업 추진을 공식화했다.
안건이 통과됨에 따라 사업 추진을 위한 행정절차는 건축허가 신청만 남겨두고 사실상 모두 마무리된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도는 지난해 진행하다 중단한 사업 실시설계 용역을 최근 재개했고, 올해 상반기 중 실시설계 적정성 검토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실시설계 적정성 검토 후 사업 규모와 투입 예산이 확정되는데, 이에 따른 예산 변경 심의도 다시 받아야 한다.
일각에서는 마이스 복합시설로서 제대로 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추가 예산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현재 예산으로는 부족할 것으로 예상돼 자금 조달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며 “오는 10월에는 사업 착공에 들어가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해인 2025년 8월에 준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진유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