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제22호 조사연구보고서 5일 발간
기후변화와 태풍 등의 영향으로 쇠퇴하는 한라산 구상나무에서 그동안 보고되지 않았던 새로운 감염병인 ‘잎녹병’이 확인돼 구상나무 쇠퇴를 가속화할 우려를 낳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가 5일 발간한 ‘제22호 조사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한라산 영실 병풍바위 일대 구상나무에서 ‘잎녹병’이 국내 최초로 발견됐다.
이후 조사에서 병풍바위와 선작지왓 탐방로 주변은 물론 윗세오름과 장구목 탐방로 인근 구상나무까지 ‘잎녹병’에 걸린 사실이 확인됐다.
구상나무 ‘잎녹병’은 그동안 국내에서 기록된 적 없던 병해로, 병원균을 가진 포자가 새로 자라는 잎에 달라붙어 감염시키는 방식으로 전염된다.
구상나무가 ‘잎녹병’에 감염되면 당년생 잎을 모두 잃고 쇠약해져 바로 죽거나, 다른 병해에 걸리기 취약한 상태가 돼 결국 고사하게 된다.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는 잎녹병이 확인된 것보다 더욱 만연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잎녹병은 햇빛을 받지 않는 잎의 뒷면에서 나타나 근접 관찰이 아니면 병의 유무를 확인하기 어려워 실제 발병 시기와 분포가 조사지역보다 더 광범위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와 함께 다양한 원인균을 가진 줄기마름병과 가지마름병 등도 구상나무에 만연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병해는 전 세계적으로 침엽수류에 심각한 피해를 주는 수목병원균으로서, 잠재적으로 구상나무 생존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연구진은 판단했다.
한라산연구부는 “이번 조사에서 다양한 가지마름병 발병 상황이 수집됐고, 만연한 발생 분포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구상나무 잎녹병도 최초로 확인됐다. 앞으로 이 같은 곰팡이균들이 구상나무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생활사가 어떠한지 장기적 안목으로 추가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진유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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