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에 홀로 프랑스로 건너가 15년간 유학 생활을 하고 귀국했다. 2021년 제주에서의 무대에 이어 지난해 10월 서울예술의전당에서 귀국 독주회도 가졌다.
자신만의 길을 음악을 통해 올곧게 걸어가고 있는 제주 출신 피아니스트 안미현씨(31)를 만났다.
안씨는 “음악은 음악 그 자체로 말하기도 하지만, 연주자는 음악을 해석하고 전달해야 하는 의무를 가진다”며 “유학 생활부터 무모한 용기로 시작했던 음악인으로서의 여정을 지금껏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음악에 대한 절대적인 사랑과 그 힘에 대한 믿음 때문”이라고 말했다.
제주에서의 무대에 대해서는 “관객과 소통하기 위해 공연 프로그램 노트를 통해 작품 해설을 제공하는 등 해설 있는 음악회로 열었다”며 “특히 ‘렉쳐 콘서트’로 구성해 예술과 철학의 상호작용을 통해 제가 추구하는 예술가의 역할과 가치를 실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스스로를 재정립할 수 있었던 소중한 무대였다는 안씨는 제주 출신 예술인으로서 자신의 경험과 역할을 투영해 지역의 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의지도 밝혔다.
다양한 연령층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음악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아이들부터 성인까지 모두가 클래식 음악에 관한 관심과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제주의 예술생태계, 특히 음악 분야에 대해서는 “국내 클래식 공연계는 여전히 매우 어렵다. 제주에서 관객석을 가득 채우는 일은 더욱 어렵다”며 “실력 있는 연주자들이 많지만, 공연 경비와 경쟁 때문에 설 무대가 적고, 어렵게 무대에 선다고 하더라도 메이저 공연장이 아니면 대중의 관심을 받기가 더더욱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럽의 경우 클래식 연주자들에 대한 개인적인 지지와 후원이 이뤄지고 있으며, 회사, 학교, 교회 등 다양한 공간에서 연주자들을 초청해 공연을 개최하고 있다며, 클래식 무대가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친근한 공연 기획’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전공 분야를 넘어 다양한 예술 분야를 탐구하고 예술관을 꾸준히 확장시키겠다”며 “문학과 심리학 등 다양한 학문연구도 병행해 음악가의 역할뿐만 아니라 다양한 학문과의 융합으로 공연 스펙트럼을 넓혀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박서보 화백의 ‘지칠 줄 모르는 수행자’전을 보고 예술가의 삶과 궁극적인 목표를 생각했다는 피아니스트 안미현.
“예술의 길은 그야말로 끝도 없는 희미한 탐험의 길이고 그 불확실함에 불안해질 때도 있지만 음악 안에서 진정한 자신을 찾고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는 길이다. 점점 기술이 인간을 대체하는 시대가 오고 있지만 음악은 어떠한 방식으로든 변하지 않는 가치와 대체 불변한 오로지 세상에 하나뿐인 힘을 가졌다. 이를 전하는 것이 예술가의 사명이다.”
김형미 기자
http://www.jeju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2014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