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JW메리어트 제주에서 기공식 개최
페르난도 메니스 설계, 내년 7월 완공 목표
단색화의 거장, 묘법(描法) 회화의 정점. 박서보 미술관이 서귀포시에 들어선다.
기공식에는 박서보 화백(91)을 비롯해 웨이 리(Wei Li) JW메리어트호텔 회장, 미술관 설계를 맡은 건축가 페르난도 메니스(Fernando Menis), 이종우 서귀포시장, 이정엽 제주도의원(국민의힘, 서귀포시 대륜동)과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박서보 미술관은 내년 7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귀포시 호근동 JW메리어트 제주 부지에 대지면적 1만2137㎡, 건축면적 3557㎡(전시관 145.13㎡), 총 건축면적 1만1571㎡(전시관 900㎡), 지상 1층, 지하 2층 규모로 건립된다. 미술관은 세계적인 건축가 페르난도 메니스가 설계를 맡는다.
기공식에서 박 화백은 “미술관이 많은 사람에게 치유의 공간이 되길 바란다.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 진 응어리 같은 것이 풀리길 바란다”며 “그것이 내가 그림을 그리는 목적 중 하나이고 내가 나를 드러내지 않으려는 이유”라고 말했다.
박 화백은 자신이 최근 폐암 3기인 것을 알게 됐다고 말하며, “암 투병 중이긴 하지만 최근 오래된 신문지를 활용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제주는 공기가 좋아 기침도 덜해 앞으로 의미 있는 작업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박 화백은 2019년부터 한경면 저지리에 작업실을 마련해 생활하고 있다.
이날 기공식에서 만난 웨이 리 회장은 박서보 미술관을 유치하게 된 계기에 대해 “원래 고대 예술작품에 관심이 많았으나 한국에 와서 현대 예술작품 가운데 박서보 화백의 작품을 소장하게 되며 인연을 맺게 됐다”며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박 작가의 집념과 열정은 현대 미술에서 차지하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향후 박서보 미술관은 기지재단이 운영할 예정이다. 2019년 설립한 기지재단은 박서보 레거시를 이어받아 작품의 관리와 해외 전시 기획, 박서보 작가를 연구하는 국내외 연구자를 위해 박 화백과 관련한 아카이브를 구축 관리하고 있다.
김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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