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민예총·탐라미술인協·동광리마을, 무등이왓서 생산한 술 기증
제주4·3 당시 마을 전체가 불타 없어진 ‘잃어버린 마을, 동광리 무등이왓’에서 4·3 영령을 위로하는 특별한 선물이 도착했다.
㈔제주민예총(이사장 김동현), 탐라미술인협회(회장 강문석), 동광리마을(이장 이상준)은 14일 제주4·3평화기념관 회의실에서 지난해 동광리 무등이왓에서 함께 키우고 생산한 조로 빚은 제주 전통 고소리술을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고희범)에 기증했다.
2021년 처음 마을에 좁씨를 뿌린 후 두 번째 수확으로 빚은 고소리술이다.
기증식에서 이상준 동광리장은 “지난해 처음 위령제에 무등이왓에서 키운 조로 만든 제주(祭酒)를 올렸다”며 “올해 다시 고소리술을 마을을 기억하고, 4·3을 기억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 제주민예총 이사장 역시 “동광리 어르신들이 도와주셔서 정성을 다할 수 있었다. 올해는 술 농사가 잘됐다”며 “더 많은 술을 빚을 수 있어서 위령제에 정성을 보낼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강문석 탐라미술인협회장은 “잃어버린 마을에 선물을 준비하며 창작활동에도 많은 결과물이 있었다”며 “내년에도 동광리 마을 어르신들과 술을 만들면서 아픔을 얘기하고 희망을 얘기하는 모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제주를 전달받은 고희범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은 “이 술에 제주4·3의 역사가 전부 담겨있다”며 “4·3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마을로 들어가 농사를 짓고 술을 빚어 그 술을 4·3 영령에게 바치는 이야기 자체가 4·3의 역사를 오롯이 담고 있다. 지난해 술 생산이 충분하지 못해 7병을 전달했는데, 올해는 60병이나 나와서 영령들이 흡족해하실 것 같다”고 답했다.
김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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