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나이는 만 49세도?...일부 지자체 조례로 청년 나이 확대 '주목'

고령화와 저출산...떠나는 청년 막고 지원책 강화 위해 나이 연장
경북 울진, 전남 보성 등 26개 기초단체 만 49세까지 청년으로 규정
道 청년기본조례로 만 19세 이상 39세까지 규정...나이 확대 '공론화' 필요

 

만 49세도 청년일까?

저출산과 고령화로 청년 인구가 줄면서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로 청년 나이를 만 49세까지 확대한 가운데 제주에서도 공론화가 이뤄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달 제1기 제주청년주권회의 위촉식을 개최했다. 이날 위촉식으로 청년정책을 신속하게 집행해 실질적인 청년주권을 실현해나가기 위한 제주청년주권회의가 첫 발을 내딛게 됐다. 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음.

13일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전국 226개 시·군·구 중 조례를 통해 만 40대를 청년으로 규정한 기초자치단체는 48개다. 이 중 경북 울진군, 전남 보성군, 전북 장수군 등 26곳은 만 49세까지 청년으로 규정했다.

일부 지차체가 청년 나이를 40대로 확대한 이유는 급속한 고령화로 일할 사람이 줄어든 농·어촌 현실을 반영하고, 청년들이 지방을 떠나지 않도록 다양한 지원을 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제주특별자치도 청년기본조례는 청년의 나이를 만 19세 이상 39세 이하로 규정, 모든 청년정책이 기준이 됐다.

예를 들어 제주도의 제주형 평생교육바우처 지원과 학자금 대출이자 전액 지원, 제주도개발공사의 청년계층 행복주택 입주자, 제주시의 청년몰 입점 자격, 청년 월세 지원 사업은 만 19~39세까지로 한정됐다.

이로 인해 3년 전 제주에 정착한 김모씨(44)는 나이 때문에 청년몰 입점이 불가능해지면서 원도심의 한 건물에 임대료를 내고 수공예점을 열어야 했다.

젊은 세대들이 떠난 농촌지역에서는 ‘40대 청년회장’이 자연스러운 현상이 됐다.

고성균 제주도연합청년회장은 “제주시와 서귀포시연합청년회는 한국식 나이로 50세까지 가입할 수 있고, 이사는 50세가 넘어도 자격을 유지할 수 있다”며 “읍·면청년회에는 20대 회원은 보기가 힘들고 대부분 40대가 활동을 하면서 가입 연령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체 인구 69만9751명 중 50~59세 인구가 11만9295명(17.0%)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40~49세(16.4%), 60~69세(12.8%), 30~39세(12.3%), 20~29세(12.0%) 등의 순이다.

제주도는 해마다 청년 인구가 줄면서 올해 111개 사업에 총 980억원을 투입, 청년정책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청년 월세 지원, 청년취업지원 희망프로젝트,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 등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일부 기초단체가 인구 감소로 청년 나이를 40대로 확대했지만, 제주·서울·광주·대구 등 전국 17개 광역 시·도는 만 39세까지를 청년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청년 나이 확대 취지는 공감하지만 예산 부담은 커지면서 자칫 포퓰리즘(인기 영합주의) 정책이 될 수 있는 만큼 다양한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좌동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