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공항에 ‘내국인 면세점’ 추진…제주공항 JDC 면세점 독점 지위 흔들리나

도서지역 공항에 내국인 면세점 설치를 허용하는 법 개정 움직임이 일면서 도서지역 공항 중 유일하게 운영되는 제주국제공항 내국인 출입 지정면세점의 독점 체제도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9일 경상북도에 따르면 울릉공항에 내국인 면세점을 설치하는 내용 등을 담은 ‘울릉공항 발전전략 수립 연구용역’이 현재 진행되고 있다.

제주공항 내국인면세점. 제주일보 자료사진

용역 과업지시서에는 울릉공항 면세점 도입을 위한 법령 검토 및 법적 근거 마련과 제주공항 내국인 이용 면세점 도입 방법 검토를 통한 추진 방안 제시, (가칭) 도서지역 소형공항 이용객에 대한 면세점 특별 법령 제정 전략 제시 등의 내용이 들어 있다.

국내 공항 면세 혜택은 외국인 관광객에게만 주어지지만, 특별자치도인 제주도에서만 내국인 관광객에게 공항 면세 혜택(1회 600달러 이하)이 제공된다. 이는 조세특례제한법상 관광 활성화 등의 목적으로 면세점 특례 규정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경상북도는 제주도 면세점 내국인 특례를 개정해 면세 대상을 도서공항 또는 도서지역 확대하거나, 도서지역에 대한 내국인 면세 조항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경상북도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용역이 이제 막 시작 단계”라며 “수립된 계획은 아직 없고, 용역 결과가 나오면 그에 따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제주공항 지정면세점을 운영하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지자체와 국가 정책에 개입하기 어렵다면서도 법 개정으로 내국인 면세점이 난무할 수 있다는 점에는 우려를 표했다.

JDC 관계자는 “울릉공항 사례뿐 아니라 자치분권 실현을 위해 특별자치도를 추진하는 지역에서 내국인 면세점 운영권은 반드시 가져와야 한다는 식으로 접근하는데, 이 같은 접근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도가 국제자유도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비 요청을 했는데, 당시 정부가 예산이 부족하다며 국비 대신 내국인 면세점을 통해 재원을 확보하라며 운영권을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JDC 관계자는 “제주도는 되고 다른 지역은 안 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타 지역이 추진하는 특별자치도의 정확한 방향 등이 수립되고, 현안 사안들이 본궤도에 오를 때까지라도 운영권을 보호받았으면 하는 것이 우리 입장”이라고 했다.  

한편 제주도는 2002년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에 근거해 제주공항에 국내 최초의 지정면세점을 도입하고, JDC를 지정했다.

독점 운영권을 얻은 JDC는 지난해 면세점 사업으로만 역대 최고인 매출 6584억7124만원을 기록했다. 지난 22년간 누적 매출액은 7조원에 달하고 있다.

 

진유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