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과 난방비 폭등으로 적자 신세…24시간 영업에서 운영 단축
인상된 상하수도 요금까지 부담…작년 동네목욕탕 10여 곳 문 닫아
난방비 폭등으로 동네 목욕탕이 폐업을 하는 가운데 중·대형 사우나에서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제주시지역 A사우나 대표는 최근 1월분 전기요금으로 2060만원이 나오면서 시름이 깊어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전기요금이 50%나 더 나왔기 때문이다.
A사우나는 주중에 평균 750명, 주말에는 평균 1000명의 고객이 오지만 전기요금과 난방비 폭등으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보일러 등유를 사용하는 제주시지역 B사우나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1월분 기름값으로 2400만원이 나오면서 손익분기점을 맞추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한국목욕업협회 제주도지회에 따르면 난방비 폭등과 이용객 감소 등으로 지난해 10여 곳의 동네 목욕탕이 문을 닫았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난방비와 전기요금을 감당하지 못한 목욕업계는 폐업과 휴업이 속출한 가운데 24시간 영업에서 운영시간을 오전 5시에서 오후 8시까지로 단축하는 업소도 나오고 있다.
도내 한 사우나 대표는 “서울에서는 사우나 입장료가 1만원까지 올랐는데, 제주 목욕업계는 동네 주민들을 상대로 영업을 하면서 8000~9000원을 받고 있다”며 “난방비는 물론 상하수도 요금도 갑절 가까이 오르면서 손익분기점을 맞추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제주시지역에 있는 한 종합복지관은 장애인들의 수중 재활과 건강을 위해 목욕탕을 운영하고 있지만, 난방비 부담으로 한 때 운영 중단 또는 운영 시간 단축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목욕업계 등 자영업자들이 난방비와 전기요금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실은 수치로도 나타났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달 30일부터 사흘간 전국 소상공인 18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난방비 인상 관련 소상공인 영향 긴급 실태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99%가 인상된 난방비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특히 숙박업 종사 소상공인의 98.5%와 목욕탕업의 90%는 난방비 상승이 ‘매우 부담된다’고 응답했다.
좌동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