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에 전문의료기관 없어...JDC, 차병원 난임센터 유치도 무산
1회 도외 진료 시 병원비 항공료.숙박료 등 포함 250만원 안팎
道, 시술비 지원도 매년 증가...도의회서 보건의료 사각지대 지적
초저출산에 따른 제주지역 인구감소가 최근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난임 지원 정책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성의 사회활동 증가와 임신에 대한 인식 변화, 늦은 결혼 등의 영향으로 제주지역 난임부부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도내에 난임전문 의료기관도 없어 도외 원정 치료로 인한 치료비 부담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제주헬스케어타운 내에 조성한 의료서비스센터에 세계적 수준의 차병원·바이오그룹의 난임센터 유치를 추진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코로나19 장기화 등의 여파로 외국인 환자 유치가 어려워짐에 따라 차병원측이 지난해 말 의료서비스센터 입주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당초 기대됐던 제주도민의 수도권 원정 난임 치료에 따른 불편 해소의 길도 멀어지게 됐다.
제주에는 난자 동결이 가능한 의료기관이 2개소에 불과해 인프라가 매우 열악한 실정이다. 문제는 난임부부는 해마다 증가 추세에 있다는 점이다.
21일 제주도 등에 따르면 지원 대상에 해당돼 시술비를 지원받은 건수가 지난해 1500건에 육박해 실제 도내 난임부부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가 추진 중인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사업(체외수정시술 및 인공수정시술 일부 지원) 현황을 보면 지원이 해마다 늘고 있다.
2020년 1022건, 2021년 1082건, 2022년 1414건으로 지원 건수가 해마다 증가, 난임부부가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제주에 난임부부 시술을 위한 의료기관이 거의 없어 도외 원정 진료가 불가피해 도내 난임부부들은 병원비 이외에도 항공료와 숙박료 등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도외에서 난임시술을 받았던 고모씨(42·제주시 화북동)는 “1회 진료비는 180만원에 200만원 가량 들고, 여기에 항공료와 숙박료를 포함하면 250만원 가량 쓰는 셈”이라며 “시술이 잘 돼 아이가 빨리 생기면 좋지만 시술 횟수가 늘어나면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도의회에서는 제주의 난임 지원 정책이 보건의료 정책의 사각지대로 보여질 만큼 미흡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박두화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는 지난해 11월 16일 오영훈 도지사를 상대로 한 도정질문에서 이 같은 문제를 지적하며 “난임부부에 대한 정책이 이제는 제주의 저출산 극복을 위해 중요하게 여겨야 할 시점이 와 있다”며 “제주만의 실효성 있는 정책 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승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