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특성상 항공교통이 대중교통 수단...뭍 나들이 점점 어려워져
제주를 오가는 항공권 가격이 최근 들어 편도 기준 10만원을 훌쩍 넘어서며 제주도민들의 불편이 가중(본지 2월 15일자 1면 보도)되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정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섬이라는 특성 탓에 도민과 비행기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데 요금 할인 또한 미미해 공익과 도민 중심의 항공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9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해외 하늘길이 열리면서 국내 노선에 투입되는 항공기가 줄어드는 추세다.
이에 따라 최근 제주 노선 항공권의 품귀 현상이 심화되는 등 도민들의 뭍 나들이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 19일 오후 3시 현재 제주~광주 노선 항공편은 21일까지 모두 매진이다. 제주를 잇는 부산·대구 노선 역시 20일까지 남아있는 항공 티켓이 하나도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좌석난이 가중되면서 항공 요금도 고공행진 중이다. 승객이 덜 몰리는 요일과 시간대에 볼 수 있었던 1만~2만원대 요금은 찾기 힘들다. 이번 주 주말 제주와 김포를 오가는 항공요금은 편도 기준 최소 12만원대로 형성돼 왕복 20만원이 훌쩍 넘는다.
대부분 항공사의 경우 제주도민이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정규 운임에서 10~25% 수준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하지만 도민 혜택을 적용한 항공권 가격이 할인 항공권보다 비싼 경우가 많아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항공권 부담이 높아지자 이를 손 놓고 바라 보고 있는 제주도의 행태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제주시 이도동에 거주하는 김모씨는 “제주도민은 비행기 값이 오르면 지역 이동에 제한이 큰데 도민들을 위한 최대 항공권 구매 금액이라도 정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최근 항공권이 너무 올라 육지에 볼 일이 생기면 배편까지 알아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제주의 경우 항공교통이 대중교통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만큼 제주도정이 도민을 위한 장기적인 항공 교통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 관계자는 “봄 방학으로 항공 이용 수요가 많아진 데다 국제선으로 항공기가 집중 배정된 데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며 “조만간 국토교통부를 방문해 대형기가 제주 노선에 많이 투입될 수 있도록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진주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