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혁신도시 둥지 튼 재단, 올 상반기 신설되는 재외동포청에 통합
인천·광주·안산 등 재외동포청 유치 경쟁...제주특별자치도 미온적 반응
차세대 재외동포 교육 담당할 재외동포교육문화센터마저 경기 시흥으로
도민사회 공감대 부족, 제주도와 의견 수렴없이 혁신도시 떠나면서 '구설수'
750만 재외동포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던 재외동포재단이 서귀포시 제주혁신도시로 이전한지 5년 만에 직원들이 떠나면서 지역사회와의 협력과 상생 발전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지난해 10월 마련된 정부 조직 개편안에 따라 재외동포재단의 역할과 기능은 올 상반기에 신설되는 재외동포청에 통합·흡수된다.
현재 인천·광주·안산에서 재외동포청 유치에 나서고 있지만, 제주특별자치도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앞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으로 구성된 ‘3+3 정책협의체’는 지난 14일 회의에서 재외동포재단이 제주를 떠난 경우 이에 상응하는 공공기관을 제주도에 추가 설립·이전하는 방안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는 협력 사안일 뿐 제주에 이전할 공공기관은 확정되지 않았다.
19일 재외동포재단에 따르면 재외 한국인의 정체성 함양과 자긍심 고양을 위해 한글·역사·문화교육 사업과 한인회와 모국과의 관계 증진을 위해 1997년 설립됐으며, 2018년 9월 본사를 제주로 이전했다.
재단 임직원은 78명이며, 재외동포 교류 협력과 차세대 동포 교육 사업 등에 연간 지출되는 예산은 700억원 규모다.
앞서 제주특별자치도는 옛 서귀포시청사를 재단 청사로 제공했고, 직원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신규 주택 구입 시 취·등록세 감면 등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그럼에도 제주도와 재외동포재단은 신설되는 재외동포청의 제주 유치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
되레 재외동포재단법 폐지와 맞물려 재외동포재단은 해산 수순을 밟고 있다.
재외동포재단은 제주 이전 5년 만에 떠나면서도 도민사회의 의견 수렴은 물론 양해도 구하지 않았다.
재외동포재단은 최근 기획실과 경영관리부에 재외동포청 설립 관련 준비 업무 담당자(법안·예산·인사·채용)를 배정했다. 미리 이삿짐을 쌓아 놓는 것처럼 직원들의 마음은 이미 제주를 떠난 상태다.
더구나 재외동포재단은 제주를 떠나면서도 차세대 재외동포의 정체성 교육과 글로벌 한민족 네트워크의 거점이 될 재외동포교육문화센터를 경기도 시흥시 서울대학교 부지에 신축하면서 도민사회와의 교류와 상생에는 담을 쌓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재단은 재외동포교육문화센터 건립추진단을 구성했지만 센터를 제주에서 운영하지 않고 경기 시흥시로 이전을 확정한 상태다.
재외동포재단은 또한 주요 업무와 협약은 서울사무소에서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외동포재단 관계자는 “전 세계에 있는 한인회장과 임원들이 생업으로 바쁜 가운데도 한국을 방문하면 일정 상 제주까지 가는 것을 힘들어 한다”며 “이런 문제로 한인회장들과 대면해야 하는 주요 업무는 서울사무소에서 처리했다”고 밝혔다.
제주도 관계자는 “재외동포재단과 그동안 교류·협력이 있었다면 재외동포들의 제주 방문에 제주도가 적극 지원을 했을 것”이라며 “재단 해산과 재외동포청 신설에 대해서도 재단과의 사전 의견 교환이 없었고, 언론을 통해서 내용을 접하게 됐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서귀포시 서호동·법환동 일원에 조성된 제주혁신도시(113만5000㎡)는 2939억원이 투입돼 2007년부터 개발이 시작됐고, 국토교통인재개발원이 2012년 가장 빨리 이전을 했다.
9곳의 공공기관 중 6곳은 2015년 이전에 제주로 본사를 옮겼지만, 재외동포재단은 가장 늦은 2018년에야 제주로 이전했다.
현재 서귀포시 제주혁신도시에 유입된 인구는 4900여 명으로 이전 공공기관 직원들의 가족동반 이주율은 82.4%에 이른다. 하지만 지역인재 채용률 29.4%로 전국 10개 혁신도시 중 가장 낮다.
좌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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