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이 북한 김일성에 의해 촉발됐다고 주장하는 태영호 국회의원(국민의힘·서울 강남갑)의 발언(본지 2월 14일자 4면·15일자 4면 보도)과 관련,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국민의힘에 태 의원에 대한 제명을 요구하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오영훈 지사는 15일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태 의원이 제주에 이어 경남 연설회에서도 ‘제주4·3이 북한 김일성의 지시로 촉발됐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며 “사과는커녕 오늘도 SNS를 통해 망언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제주도민은 제주4·3이 공산 폭동이었다는 색깔론에 70여 년을 피눈물로 살았다”며 “통곡의 세월을 이겨내고, 화해와 상생을 가치로 과거사 해결의 모범 사례로 거듭나는 4·3을 흔들고, 정치적으로 악용하려는 철 지난 색깔론이 또 나오고 있다”고 비난했다.
오 지사는 “이렇게 늦었지만 아물어 가는 상처를, 갈등을 넘어 평화로 나아가는 제주를 태 의원이 다시 갈라치고 있다”며 “제주사회의 사과 요구에도 무엇이 잘못됐느냐며 재차 4·3에 대한 망언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오 지사는 “태 의원은 2021년 두 차례나 4·3특별법 개정안이 의결되는 과정에서 표결에도 참여하지 않았다”며 “국회의원으로서 입법 과정에서는 의견을 표명하지 않고 왜 이제야 철 지난 색깔론을 꺼내드는 것인지, 최고위원에 당선되기 위해 정치적 목적으로 제주4·3을 이용하려는 것인지 입장을 명확히 밝히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오 지사는 “국민의힘은 대한민국 정부가 정의하고, 여야 합의로 국회가 인정한 제주4·3의 진실을 부정하는 태 의원을 제명하고, 제주도민에게 사과하라”며 “4·3의 상처가 진심으로 치유되길 원한다면, 태영호의 망언과 같은 일이 되풀이되는 것을 막겠다는 의지가 있겠다면 그를 당장 제명하고 당 차원에서 공식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유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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