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법 단편적 권한이양 한계...법률단위 일괄이양 네거티브 필요

제주도, 포괄적 권한이양 방식 적용 제주특별법 전부개정안 마련 연구용역 1차 중간보고회
하나의 법률 내 일부 조항 이양으로 고도의 자치권 한계...포괄적 권한이양 대상 68개 제시

 

제주특별자치도 출범과 함께 중앙정부의 권한과 사무가 이양되고 있지만 조분별, 부분적, 제한적으로 진행되면서 특별자치도의 근본 취지인 고도의 자치권 실현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법률단위 일괄이양 네거티브 방식을 활용한 포괄적 권한이양이 검토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제주도청 전경.

제주도는 2일 오후 제주도청에서 ‘포괄적 권한이양 방식 적용 제주특별법 전부 개정안 마련’ 연구용역 1차 중간보고회와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용역은 한국지방자치법학회가 지난해 11월부터 진행하고 있다.

용역진은 포괄적 권한이양의 개념을 ‘법률단위로 사무를 종합적·포괄적으로 이양하면서 제주자치도가 자기 책임하에 권한을 행사하도록 하고, 예외적으로 중앙행정기관이 개입해야 하는 사항만을 제주특별법에 규정하는 방식’이라고 정의했다.

정부와 제주도는 7차례 제주특별법 제도개선을 통해 중앙정부의 권한을 이양했지만 하나의 법률 내에서 일부 단편적 부분적 조항에 한해서만 권한행사 주체를 제주도지사에게 이양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정책 영향력이 큰 권한이양이 제한적으로 이뤄지거나 정책의 완결성을 확보할 수 있는 권한이 포괄적으로 이양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제주특별법의 입법목적인 자치권 보장과 행정규제의 폭넓은 완화와 국제적 기준을 적용한 국제자유도시 실현이라는 취지를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제도개선 3~4단계에서 법률단위 권한이양방식이 적용됐지만 권한이양 대상이 될 수 있는 사항을 열거하는 방식(포지티브 방식)을 채택해 고도의 자치권 실현에 한계가 나타났다. 핵심적이고 정책 영향력이 큰 조문에 대해서는 중앙정부가 권한을 갖고 제주도로 이양하지 않아 고도의 자치권 실현에 여전히 제약이 따르고 있다.

이러한 포지티브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법률단위 일괄이양 네거키브 방식을 활용한 포괄적 권한이양 방식을 검토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를 통해 지방의 자주적인 결정권과 선택권을 확대하는 등 더 강력한 지방정부의 자치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포괄적 권한이양의 원칙과 기준으로 국방, 외교, 사법, 국가표준, 금융정책, 산업정책 등 국가사무를 제외하고 자치사무영역이 중심인 사무, 제주다움을 창의적으로 살리면서 개발과 보전을 이뤄나갈 수 있는 사무, 다른 시도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 않는 등 제주도 내에서 자기완결이 가능한 사무 등이 제시됐다. 

용역진은 카지노 관련 관광진흥법, 제주 여행객 관세 등의 면제 또는 환급, 중소기업 지원에 관한 특례, 전략환경영향 평가, 지하수 관리 등 포괄적 권한이양 대상 법률 68개를 제시했다. 

오영훈 지사는 중간보고회 이후 용역진과 면담을 갖고 대외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내실 있는 용역 추진을 당부했다. 제주도는 고도의 자치권 확보와 실질적인 지방분권 실현을 위한 제주특별법 전부개정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강재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