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기록물 3만4955건 목록화 작업과 등재신청서 작성 마무리 단계
2월 중 등재신청추진위원회를 구성, 국민 공감대 형성 및 홍보 나서
문화재청 내달 28일까지 진행 중인 2024년 세계기록유산 공모 신청
전 세계에 화해와 상생으로 고난 극복한 제주4·3 정신 널리 알리기로
제주특별자치도가 4·3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해 첫 걸음을 내딛었다.
제주도는 오는 2월 28일까지 문화재청이 진행 중인 2024년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한 공모에 신청한다고 17일 밝혔다.
제주도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해 3만4955건의 4·3기록물에 대한 목록화 작업과 등재신청서 작성을 마무리 중이라고 밝혔다. 세계기록유산 대상은 재판자료, 군·경 기록, 미군정 기록, 무장대 기록 등이다.
제주4·3기념관 수장고에는 미육군 정보보고(763건)와 미군사고문단 증언 영상(94), 유족 증언 채록물(1374건), 4·3피해신고서(214건), 유족회 입회원서(48건)를 비롯해 4·3당시 편지와 엽서, 신분증, 석방증명서, 자수증서 등을 보관 중이다.
또한 1948~1949년 군법회의 사형수·무기수 명단 868명과 전국 각지의 형무소에 감금됐던 2530명의 수형인 명단을 비롯해 재판기록과 군·경기록을 확보했다.
제주도는 미군이 촬영한 4·3의 유일한 영상기록물인 ‘오라리 방화사건’ 복사본도 갖고 있다.
그동안 도민사회에서는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기억을 기록으로, 기록을 유산으로 남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4·3의 가치를 제주만의 역사가 아닌 세계기록유산으로 남겨야 화해와 상생으로 나아가는 제주4·3의 정신을 공유할 수 있어서다.
4·3기록물이 세계기록유산 등재되면 전 세계는 4·3의 정신을 높이 평가하게 된다. 도민사회는 70년이 넘도록 피해자와 가해자가 한 마을에 살면서도 보복이 없었고, 서로를 탓하거나 원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진실과 평화, 화해 상생의 가치를 담은 4·3기록물의 국제적인 공인을 받기 위해 조만간 등재신청서를 문화재청에 제출하겠다”며 “2월 중에 유네스코 등재신청추진위원회를 구성, 국민 공감대 형성과 홍보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결정은 격년제로 홀수 해에 하게 된다. 국가마다 2건 이내로 신청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문화재청에서 사전 심사를 한 후 최종 후보작을 선정한다.
우리나라의 세계기록유산을 보면 훈민정음(1997년), 조선왕조실록(1997년), 동의보감(2009년) 등이 있다.
2011년 현대사로는 처음으로 5·18민주화운동 기록물이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현재까지 총 16건이 세계기록유산에 올랐다.
세계적인 기록유산으로는 독일의 구텐베르크 성경, 영국의 노예기록물, 남아프리카의 넬슨 만델라 종신형 공소문 등이 있다.
안네 프랑크의 일기, 베토벤 교향곡 9번, 영화 오즈의 마법사 등 그림·악보·영화 등도 등재 대상이다.
좌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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