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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청년 작가 내일을 얘기하다-단절의 시간을 지나 제주 문화의 봄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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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주일보 2023. 1. 1.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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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작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늘을 살아가야"
문화예술계 덮친 코로나19 펜데믹 세대들 고민 깊어져
문화예술재단.영상진흥원 새 시대의 주역 집중 육성
일시적 지원보다 지속가능 예술 생태계 조성 우선돼야


우리 사회는 코로나19로 인해 정치, 사회, 문화 전반에 걸친 변화를 겪었다. 특히 문화예술 분야는 그야말로 초유의 상황인 ‘멈춤’을 겪으며, 그동안 걸어온 길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코로나19가 가져온 긍정적 신호는 달라질 미래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문화예술이 나아갈 방향을 재설정하는 것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제주일보는 2023년 제주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청년 예술작가를 찾아간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 예술작가들에게서 문화예술의 방향을 가늠해보고, 끊임없이 지역사회와 소통하고자 하는 청년 예술인의 노력을 담아내고자 한다. 【편집자주】

 

이상 작가의 거리극 '나의 살던 고향은' 모습.

▲이상 작가, 작품·관객·공간의 관계에 대한 실험

관객이 한 장소에 앉아 자신이 살아가는 도시의 풍경을 오랫동안 바라본다. 누군가 다가와 헤드폰을 넘겨준다. 그 순간 관객에게는 ‘사운드 시어터’가 펼쳐진다. 실제로 존재하지 않지만, 소리로 존재하는 형식과 설정으로부터 ‘부재의 존재’가 시작된다.

“제주에서 작품, 관객, 공간 3가지 사이의 관계에 대한 미학을 실험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상 작가는 ‘공공공간 예술’ 공연 연출과 창작 작업을 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로 일하다 2018년 서울문화재단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에서 진행하는 ‘거리예술 넥스트’ 사업에 참여하며 본격적인 직업 예술가의 길을 걷게 됐다. 이후 강정마을로 이주하게 됐고, 방문자에서 연대자로 정착해 ‘해군기지 폐쇄 운동’을 하고 있다.

제주에 정착하고 예술작업에 더욱 집중하는 일상을 보내며, 2022년에는 거리극 ‘부재의 존재’와 이동형 거리 퍼포먼스 ‘눈 뜬 자들의 도시’ 등 2편의 1인 관객 형식의 작품을 진행했다.

 

제주에서의 작품활동에 대해 “‘공연’을 매개로 관객을 만나고 있기 때문에 배우, 무용수, 퍼포머, 음악가, 사운드 디자인, 조명 디자인 등 여러 분야의 예술과들과 협업이 중요한 상황”이라며 “하나의 프로젝트를 위해 모이고, 달려가고, 해어지는 방식으로 작업하며 이 과정에서 연출가로서 각자가 지닌 창조성을 발견하고 끌어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작가는 “부족하고 엉망진창이 되어버리기도 한 시행착오의 시간이 쌓여 오늘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계속 오늘을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주문화예술재단, 청년예술가 육성사업 지속 추진

이상 작가는 지난해 제주문화예술재단이 추진한 청년예술활동 지원사업에 참여했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은 2023년에도 청년 문화예술 처음발표 지원사업과 청년예술가 육성 지원사업, 청년예술 창작공간 임차료 지원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만 19세에서 39세까지의 청년예술가와 기획자를 대상으로 공연, 전시 등 예술 활동 발표에 소요되는 직접 경비를 지원하거나, 만 19세에서 34세까지의 청년예술가와 기획자를 대상으로 작업, 발표, 연습 등 다양한 문화예술 창작 활동에 필요한 공간에 대해 임차료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제주영상문화진흥원, 콘텐츠 네트워크 활성화

웹툰작가 오승헌 씨가 지난해 11월 ‘세상을 바꾸는 웹툰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는 등 제주웹툰캠퍼스 인프라를 기반으로 웹툰작가 육성에 주력하고 있는 (재)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의 성과는 눈부시다.

2023년에도 제주를 소재로 문화콘텐츠 분야 기업과 인적자원 풀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역 콘텐츠 네트워크 활성화 사업을 통해 영상, 캐릭터, 애니메이션, 만화웹툰, 음악, 공연, 스토리, 출판, 게임, 실감콘텐츠, 콘텐츠인프라 등 문화콘텐츠와 관련된 분야를 지속적으로 육성함으로써 창작자와 기업과의 매칭을 통한 네트워크 활동을 강화한다.

▲ 청년예술은 문화예술 분야 최대 화두

김태관 제주문화예술진흥원장은 올해 주요 사업으로 청년예술가 지원프로젝트를 꼽았다.

김 원장은 “현재 청년예술 분야는 제주만의 문제가 아닌 전국의 문화예술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라며 “문화예술 현장의 현안에서도 청년세대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2023년 청년예술 분야 육성계획에 대해 김 원장은 “제주출신 청년예술가들이 제주를 기반으로 국내외로 나아가 활동하고 있는 사례뿐만 아니라, 때로는 그들이 ‘제주’라는 이유로 시작이나 과정 중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다”며 “제주 출신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도록 방법을 강구하고, 제주에서도 많은 무대를 만들고, 다른 지역에서도 예술적 가치를 확장시킬 수 있는 무대를 더욱 많이 만들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지속성 담보된 예술 생태계 조성돼야

지원사업만이 능사는 아니다. 지원사업 제도는 예술가에게 행정가와 기획자의 역할이 필요한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실제 창작 작업보다 행정 작업에 걸리는 시간이 더 많은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고, 한정된 예산의 범위에서 움직이다 보니, 동료를 섭외해서 진행하더라도 현실과 타협도 해야 한다. 지속적으로 예술작업을 해나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제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예술가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창작방식을 경험하고, 교육, 연구, 창작, 작품발표의 전 과정을 수행하고 지원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그야말로 예술가들이 자신의 예술적 행보를 확장하고 발전시키는 것이다. 일시적인 지원 체계가 아닌 궁극적인 예술 생태계 조성이 우선돼야 한다.

 

김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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