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제주지사 “제주에 핵 배치, 검토조차 없어야 할 사안”

27일 긴급 기자회견…“제2공항 군사공항 활용 시 건설 반대”

북한의 핵공격 임박 시 제주에 미국 핵을 전진 배치하는 계획이 담긴 국민의힘 북핵위기대응특별위원회(이하 북핵특위)의 ‘총력 북핵 대응 전략’ 보고서 초안이 파장을 불러일으키는 가운데, 오영훈 제주지사가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 될 충격적인 내용”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오영훈 지사는 보고서 내용과 관련해 27일 오후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말 그대로 세계 평화의 섬 제주를 전략적인 핵 배치 요충지로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27일 오후 도청 기자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북핵특위의  ‘총력 북핵 대응 전략’  보고서 초안과 관련 “말 그대로 세계 평화의 섬 제주를 전략적인 핵 배치 요충지로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 26일 국민의힘 북핵특위가 ‘총력 북핵 대응 전략’ 최종보고서를 채택하는 과정에서 북한의 핵공격 임박 시 한반도에 미국 핵무기를 전진 배치하고, 제주도가 배치 최적지라는 점과 상황이 악화할 경우 제주도의 전략도서화 검토가 필요하다는 논의가 이뤄졌다. 

또 제주 제2공항 건설 시 미국 전략폭격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활주로를 건설하고, 핵무기 임시 저장시설을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됐다.

 

국민의힘 북핵특위는 다만 이 같은 내용이 최종보고서에는 반영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와 관련 오 지사는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보고서 채택에 앞서 제주를 아예 군사기지의 섬으로 만드는, 제주인의 자존심을 짓밟는 무책임한 방안이 여당 내에서 논의돼 왔다는 것”이라며 “이는 분명 제주와 도민의 생존을 위협하는 내용으로, 있을 수도 없고, 검토조차 없어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오 지사는 “또 지난 10월 31일 국회에서 열린 북핵 위기 대응 세미나에서 발표된 ‘제주도 전략도서화와 전략군’ 제언을 보면 제주도에 향후 핵전력을 운용할 전략군과 해병 제3사단을 창설하고, 기지방어사령부와 스텔스비행단, 제2미사일사령부, 제2잠수함사령부, 제2기동함대사령부 등을 설치하다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실상 제주를 군사의 섬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으로, 보고서 채택 과정에서도 ‘제주도의 전략도서화 검토 필요’가 거론되면서 상황에 따라 추진 가능성을 남겨둔 셈”이라고 말했다.

오 지사는 “도민과 제주를 사랑하는 분들을 대신해 보고서를 당장 폐기할 것을 정부와 여당에 강력 촉구한다”며 “특히 제2공항이 군사공항으로 활용된다면 건설 자체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진유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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