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관광진흥기금 내실화 용역 사실상 ‘무용지물’

관광부담금 도입 방안 제시...기존 환경보전기여금 부과와 비슷
道 "실현 가능성 낮아 도입 검토 안할 것"...도의회에 보고 예정

 

제주특별자치도가 예산 수 천 만원을 들여 고갈 위기에 처한 제주관광진흥기금의 내실화를 위한 용역을 진행했지만 사실상 용역이 무용지물이 됐다.

용역 결과 제시된 내실화 방안 주된 내용이 ‘관광부담금 도입’인데 수 년 째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환경보전분담금’과 내용이 상당 부분 겹치고, 실현 가능성도 매우 낮기 때문이다.

제주도청 전경.

제주도는 예산 8000만원을 들여 공모를 통해 지난 4월부터 11월까지 (재)한국종합경제연구원을 통해 ‘제주관광진흥기금 운용 내실화방안 연구’ 용역을 진행했다.

지난 달 최종보고회가 열렸고, 용역 결과는 제412회 제주도의회 임시회에서 문화관광체육위원회에 보고될 예정이다.

19일 본지가 이번 용역의 최종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기금의 재정 안정성 강화를 위한 중기 전략으로 관광목적부담금의 도입으로 청정 관광 환경을 개선하고, 기금의 재정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는 기존에 논의됐던 환경보전기여금 부과와 상당 부분 내용이 겹치는 것으로 관광자원의 입장이나 이용행위에 부과하는 것이다. 오버투어리즘의 대안으로 전 세계 40여 개 국에서 도입하고 있는 관광세의 개념으로 숙박세 등 관광목적 부담금 도입을 제안하는 것이다.

이중과세 논란 등 조세저항이 있을 수 있는 만큼 목적세보다는 부담금 형태를 통해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게 용역사의 제언이다.

이외에도 마사회의 레츠런파크 등에 레저 목적의 기부금을 요구하는 레저기부금 도입, 관광복권 발행 및 지정면세점 부담금을 통한 재원 발굴 등이 제시되고 있다.

관광부담금은 환경보전분담금과는 별도로 제주도 관광부서에서도 실현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미영 제주도 관광정책과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용역에서 제시된 관광부담금은 환경보전분담금과는 별도이며, 중복되는 부분이 많다”며 “현실적으로 우리에게 확 와 닿거나 도입을 할 수 있는 제안들이 별로 없었고,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광진흥기금에 신규 재원 발굴이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용역사에서 방안을 제시했지만 이를 도입하거나 추진하는 것을 검토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주도가 사실상 이번 용역이 결국 무용지물이 됐다는 것을 시인한 것이 됐다.

한편 제주관광진흥기금은 도내 외국인카지노 매출액과 출국납부금, 보세판매장 특허 수수료 등을 재원으로 하고 있다. 

 

김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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