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11월까지 제주 월세 거래량 1만7910건...전년 대비 119% 급증
전세 거래량 5732건 그쳐...전세자금대출금리 연 7% 치솟아 이자 부담
전세 가격 하락 대비 월세 가격 오르며 임차인 주거비 부담도 커져
부동산 침체기 속 대출 이자에 부담을 느낀 주택 수요자가 매매나 전세 대신 월세를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상 여파로 전세자금대출도 어렵게 되면서 집주인은 물론 세입자까지 월세 선호 현상이 두드러진 데 따른 것이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확정일자를 받은 전국 월세 거래량은 128만205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월세 거래량(97만7039건)보다 20.4% 늘어난 수치다.
최근 3년간 월세 거래량은 ▲2019년 82만210건 ▲2020년 88만7778건 ▲2021년 97만7032건 등 꾸준히 증가세다. 특히 관련 통계 집계 이후로 월세 거래량이 연간 100만건을 돌파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월세 강세는 전국 각지에서 이어지고 있다.
제주도는 올해 11월까지 월세 거래량이 1만7910건을 기록하며 지난해(8155건) 대비 가장 높은 상승률(119.6%)을 보였다. 이어 충남(73.7%)과 세종(56.6%) 등의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반면에 제주 전세 거래량은 지난해 5996건에서 올해 11월 기준 5732건으로 떨어졌다.
월세 거래가 늘어난 것은 최근 금리 인상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융기관이 전세자금대출 기준을 까다롭게 적용하고 있는 데다 연 2~3%대였던 전세자금대출금리가 올 들어 연 7% 치솟으며 이자 부담이 커졌다.
이와 함께 집주인은 계속 하락하는 전세값에 새 입주자를 구해도 기존 전세보증금을 내주려면 차액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도내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전세 대출 금리가 연 7%대까지 오르면서 목돈을 빌려 대출 이자를 갚는 것보다 집주인에게 월세를 주는 게 유리한 상황”이라며 “전세 대출이자가 월세가격을 넘어서면서 월세 매물이 많아지는 추세다. 특히 경제력이 약한 1인 가구가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월세 계약이 늘어나면서 임차인의 주거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 전세의 경우 최근 2~3년간 크게 올랐던 가격이 최근 떨어지고 있지만 월세 가격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10월 기준 제주 주택 전세가격은 전월 대비 0.05% 하락한 반면 월세가격은 0.08% 올랐다.
이와 함께 주택산업연구원은 12일 ‘2023 주택시장전망’을 통해 내년 전국 주택 전세 가격은 4.0% 하락하는 반면 월세 가격은 1.3%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산연 관계자는 “전세 가격은 내년 상반기까지 급격한 하락세를 지속한 이후 하반기부터 하락 폭이 조정되고, 월세 상승세는 내년 하반기 중 기준금리 하향 조정 시점부터 진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진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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