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예산 7조원 시대 개막에도 가용재원 증가는 미미

도의회 예산결산전문위원실 내년도 예산안 검토보고서
법정경비.국고 매칭 등 증가로 가용예산 1265억원 그쳐

 

내년도 제주특별자치도의 본예산안이 사상 처음으로 7조원을 넘어섰지만 가용재원 증가는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양경호, 제주시 노형동갑)가 6일부터 각 상임위원회 사전심사 결과를 토대로 제주도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 돌입한다.

제주도청 전경.

제주도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은 올해 본예산보다 6717억원 증가한 7조639억원(일반회계 5조8731억원, 특별회계 1조1908억원) 규모다. 추가경정예산이 아닌 당해연도 전에 편성하는 연간 본예산이 7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예산 심사에 앞서 5일 예결위 전문위원실이 작성한 ‘2023년도 제주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일반회계 세입예산안은 올해 5조3527억원에서 내년 5조8731억원으로 5204억원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법정경비를 비롯해 국고보조사업에 따른 도비 부담금이 증가하면서 가용예산은 1265억원 증가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에는 1500억원 가량 증가했다.

가용재원은 의무적인 경상경비를 제외하고 자치단체가 필요한 투자사업에 동원할 수 있는 재원을 말하는 것으로 가용재원 증가가 미미하다는 것은 세입예산 증가에도 불구하고 그만큼 제주도가 투자사업에 동원할 수 있는 예산이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세입추계와 관련해 제주도가 지방소득세에 대해 경제상황 불확실성에 따라 올해 징수예상액 대비 5.8% 감소하는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지방소득세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법인세(국세)와 소득세(국세) 모두 올해 최종 예산 대비 상향 추계하고 있어 보다 설득력 있는 세입추계 필요성이 제기됐다. 

출연금 증가도 문제로 지적된다. 내년도 예산안에 편성된 출연금은 총 117개 사업에 1132억5600만원으로 올해 대비 273억2900만원(31.81%) 증가하고 있다. 관련법에 국비 지원이 명시됐음에도 국비보조가 없거나 도비 부담이 증가하는 사례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 민간위탁금도 총 348개 사업에 2109억원으로 올해보다 12.27%가 증가하고 있다. 29개 민간위탁사업은 도의회 동의 등 사전절차를 이행하지 않았다.

아울러 기금운용계획안 관련해서는 일반회계와 특별회계 보조사업이 있는데도 여러 기금의 다수 사업이 중복·유사사업으로 편성된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또 일부 기금의 경우 고유목적 사업보다는 예치금 등으로 쏠림 현상을 보면 기금의 취지에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편 제주도의 예산안은 도의회 5개 상임위원회별 사전심사에서 210여개 사업에 505억원이 감액된 가운데 예결위 심사에 따른 계수조정 폭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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