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재단 3차 진상규명 조사 결과 미군 촬영 사진·문서·지도 등 찾아
수십년 간 '공안사범'으로 관리하던 희생자 가족 관련 자료도 확인
제주4·3 당시 미군이 직접 도민들이 수감됐던 수용소를 촬영한 사진들이 포함된 미 육군 정보국 보고서가 새롭게 확인됐다.
제주4·3평화재단은 지난 24일 제주4·3평화기념관에서 열린 ‘제3차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위원회 추가진상조사 분과위원회’에서 추가진상조사 수행 경과를 보고했다.
이번 추가 진상 조사는 지난 3월부터 미국 현지 자료 조사와 일본 재일제주인, 국내 국가기록원, 경찰청 등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4·3평화재단은 우선 미국 현지 조사 과정에서 미 국립문서기록관리청이 소장 중인 1715건·1만3334장의 4·3 관련 문서와 사진, 항공사진, 지도 등을 수집했다.
수집된 문서 중에는 1948년 6월 미군이 제주농업학교 수용소를 방문해 촬영한 사진이 미 극동사령부와 미 육군성 정보국에 보고됐음을 알려주는 보고서도 포함됐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수용소에 입감된 도민에 중학생 등 미성년자가 포함됐으며, 수용시설 방역물자 등을 미군정이 지급한 것임을 미국이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4·3평화재단이 제주경찰청에서 수집한 100여 건, 1300여 매 분량의 자료 중에는 4·3 사건 이후 수십년간 ‘신원특이자’, ‘공안사범’ 등으로 낙인찍혀 사찰기관에 의해 관리받던 희생자 가족들의 피해를 뒷받침해 줄 자료가 일부 확인됐다.
이 외에도 4·3평화재단은 대전과 성남의 국가기록원에서 1945년부터 1949년까지 제주지검에서 작성된 수형인명표철과 제주를 본적지로 하는 김천교도소 수형인명부, 제주지검 수형인명부, 재소자인명부 등을 입수했다.
이 기록물에는 전국의 수형인들에 대한 기록이 담겨 있어 행방불명된 4·3희생자들의 피해 실태 파악과 행적을 확인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제주4·3평화재단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가기록원과 경찰청, 해군 등 관련 기관 방문 조사는 물론 미국과 호주 등 주요 관련 국가의 문서·기록물 수집을 위한 현지 조사를 철저히 진행하고 추가되는 자료를 발굴·분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제주4·3평화재단이 수행하고 있는 추가진상조사는 내년 말까지 진행되며, 2024년부터는 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4·3추가진상조사보고서’가 작성된다.
김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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